개날연 2011. 12. 1. 11:36
  지난번엔 기판의 종류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실험의 목적 따라 기판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몇가지 말한다고 그다지 의미있어 보이진 않습니다만, 가장 흔히, 그리고 가장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것 기준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판을 뭘로 할지를 선택했으면 이제 기판을 챔버내에 장입해야 하겠죠. 그러나 그 전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세척(cleaning)' 이죠.

   굳이 구분한다면 세척은 전처리의 한 부분입니다만, 특별한 활성화 처리등을 하지 않는다면 전처리 = 세척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과적으로 우수한 도금층 or 증착층을 얻기 위한 과정이니까요. 세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귀찮다고 세척을 대강 해버리면 반드시 그 영향이 나타납니다. 우리는 건식도금인 증착을 이야기 하고있지만, 습식도금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처리나 세척이 잘못되면 도금불량이 발생하죠. 도금 불량이 나오는 원인의 60% 정도는 대부분 전처리 잘못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퍼터링에서도 증착이 잘 안되거나, 증착층이 들뜨거나 등의 불량이 생긴다면 그 원인의 60%는 전처리에서 찾는것이 순서가 됩니다. 바꿔말하면, 도금이나 증착에서 전처리 or 세척의 중요성이 60% 는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진공증착이나 스퍼터링 에서의 기판세척은 습식도금하고는 다른 목적이 하나 추가됩니다. 기판표면의 불순물 제거는 기본이고, 진공배기시 기판표면에서 흡착된 기체가 빠져나올 수 있는데, 이것이 박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그것도 최소화 해야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기판의 세척방법 또한 한번에 다루기엔 너무도 광범위 합니다. 어떤 박막을 입히느냐에 따라 기판의 종류가 달라진다면, 기판 종류에 따라 세척방법도 달라집니다. 많은 세정법중 산처리 하나만 하더라도 기판이 금속일 경우에 철강제냐, 스테인리스냐, 알루미늄이냐 구리냐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집니다. 세라믹이면 또 그에따라 달라지죠. 이걸 다 다루려면 막막 합니다. ;ㅁ; 그래서 역시 보편적인 방법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분류하는 세척법의 종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탈지 - 기름기 제거
2) 산처리 or 알칼리처리 - 무기질 오염제거
3) 전해세정 - 표면활성화
4) 중화 - 잔류된 산이나 알칼리 중화
5) 초음파 세척 - 표면 유기-무기물 및 기타 오염물 제거
6) 고온 열처리 - 유기물 및 산화물 제거
7) 브라브라브라....
8) 건조
 

  
    기판의 종류와 기판 표면이 뭘로 더렵혀져 있을까를 구분해서 적절한 세척방법과 순서를 선택 합니다. 가장 흔한 더러움은 먼지나 기름(유기물)에 의한 오염입니다. 보통 Si wafer 나 글라스 기판을 쓸때 세척법을 순서대로 이야기 해 봅시다.  먼저 산화막을 제거해야 한다면 처음에 산화막 부터 제거합니다. 산화막 제거가 필요없다면, 표면의 먼지를 털어내겠죠. 기판을 핀셋으로 잡은 뒤 브러쉬로 털어내기도 하고 브로워로 에어를 불어내어 기본적인 먼지를 제거하죠. 클린룸용 Nonwoven wiper 나 Kimwipers(저는 김씨부인이라 부릅니다만) 등에 에탄올을 묻힌뒤 닦아내기도 합니다.  그 다음엔 보통 초음파 세척으로 들어가죠. 초음파 세척은 메틸, 에틸, 아세톤 용액 등에 기판을 담근 뒤 충분한 시간을 두어 세척을 하게 되는데, 이때 10여분 쯤 지난 후에는 용액을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게 좋습니다. 이미 사용한 용액은 세척 능력도 떨어지거고 꺼낼때 불순물이 다시 붙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지요. 초음파 세척으로 제거가 잘 안되는 경우엔 그걸 그대로 핫플레이트(Hot plate)에 올려놓고 온도를 올려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온도를 너무 올리면 냄새도 그렇거니와 발화성 때문에 위험하니 후드 내에서 보통 60℃ 정도 올리죠. 그래도 충분한 효과를 나타냅니다.

    기판 자체를 어디서 구입을 해서 가져왔을때 기판 표면에 보호용으로 비닐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비닐의 접착성분이 기판에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스티커가 붙어있기도 하죠. 끈적끈적한 이런 것들은 묽은 가성소다 용액을 살짝 뿌려주면 제거가 가능합니다. 접착성분 없앤다고 WD-40 나 스티커 제거제 등을 뿌리는 짓은 가능한 하지 맙시다 -_- 그것들은 침투성이 강해서 시편 내부로 들어가 오히려 오염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Si wafer 나 Al2O3 같은 세라믹 기판들은 고온에서도 안정하기 때문에 아예 전기로 내에 넣고 높은 온도를 가해서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유기물은 300~400℃ 면 모두 타버려서 없어지죠. Si wafer 의 경우 간혹 표면에 미세한 분말타입의 산화물이 형성되어 있기도 하는데(SiO2 산화층과는 다름), 온도가 800℃~1000℃ 정도 되면 이것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Si wafer 나 글래스의 표면 산화물 제거를 위해 불산(HF) 용액에 담가 산화물을 녹여버리기도 하는데, 불산은 매우 유독한 놈이니 섬세한 주의를 요합니다. 

    보통 탈지 과정이나 에탄올 or 아세톤 세척할때 진동이나 교반을 주게되면 효과가 증가합니다. 이것을 기계적으로 할 수 있게 최적화 하여 만들어 놓은 것이 실험실마다 한대씩은 꼭 있는 초음파세척기(Ultrasonic cleaner) 입니다. 초음파 진동을 주게되면 매우 효과적인 세척결과를 얻을 수 있고, 탈지 뿐 아니라 표면에 흡착된 기타 불순물도 제거가 가능합니다. 초음파 세척기는 내부에 압전세라믹이 들어있어서 전기적 신호를 압력으로 변환시켜 보통 초당 2만회 이상의 진동이 이루어집니다. 이로 인해 기포들이 발생하는데 이를 공동화현상(cavitation) 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파워포인트로 급조한 아래 그래프를 한번 봅시다.




평소 못보던 무언가 전문적인 느낌의 그래프


    P0 로 표현된 것은 일반적인 초음파의 압력 범위 입니다. 보통 정상압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늘색 점선(A)으로 파장을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초음파 강도를 더욱 높이게 되면 파란실선(B)처럼 압력 강도의 증가와 감소가 발생하게 되죠. 강도가 최고치를 치고 다시 내려오면서 P0 를 지날때 액체 내부에 압력이 매우 낮은 부분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국부적인 부분에서 액체와 액체가 분리되며 기포(cavity, 공동)들이 발생합니다. 이 기포내의 압력 은 진공이거나 매우 낮은 압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최저치를 지나 다시 올라가면서 이 기포는 터지면서 파괴되어 없어지죠. 이때 기포가 파괴되면서 커다란 압력차이가 충격파를 발생시키고 이에 의해 표면에 붙어있던 불순물이 떨어져 나올 수 있습니다.






평소 보던 무언가 애니매이션틱한 그림-_-



   먼지처럼 작게 붙어있는 불순물이 아닌 좀 넓은 범위를 차지하는 불순물은 단순히 기포의 파괴에 의해 떨어지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초음파세척의 기포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세척력을 증대시키는데요, 이 또한 다음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합시다.




발로그린 성의없는 그림.. ㅠㅠ



   초음파에 의해 무수히 발생하는 기포들이 발생하는 부위를 살펴보면 기판표면의 불순물이 있는 부분, 결함등의 흠이나 스크래치가 있는 부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염물과 기판 사이의 틈에서, 기포가 파괴되면서 충격파가 발생하거나, 큰 기포가 발생하면서 오염물을 기판으로부터 더 벌려놓습니다. 그럼 그 틈새로 다시 기포가 파고들면서 같은 작업을 계속하게 되고, 결국에는 기판에서 분리를 시켜버리죠. 이런 방법으로 오염물의 세척이 이루어집니다. 




Slide Glass 같은 경우, 이런 Rack 이라고 부르는 용품을 구해서 사용하면 편리하다. Si wafer 같은 반도체용 기판을 다룰때엔 금속 rack 이나 금속 핀셋 or 포셉은 가능한 피하는게 좋다. 전자기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비금속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거슨 돈이 없어 rack 을 구하지 못했을때 내가 사용했던 자작 rack. -_ - 
오래된 컴퓨터 CPU 쿨러의 방열판을 뜯어서 대신했다.
방열핀 간격이 너무 촘촘하면 핀을 뜯거나 벌려주거나 해야 한다. -_-

 

 
 
  약품이나 초음파 등의 물리적 세척이 이루어진 후에는 헹굼(rinse) 작업이 필수입니다. 헹굼은 마지막에 하는게 아니라 각 단계마다 한번씩 해주는게 좋습니다. 바로 전의 단계에서 사용한 약품을 제거해 주고, 다음 단계에서 쓰는 약품과 섞이지 않게 해주죠. 많은 경우 탈이온수(Deionized Water)를 사용해서 헹굼작업을 합니다. 보통 DI water 라고 부르는 고순도의 탈이온수는 시편의 정전기를 없애주기 때문에 그 자체로 우수한 세척액의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척의 마지막 단계는 건조가 되겠죠. 대부분 세척완료를 에탄올을 분무하고 열풍건조 하거나, 고순도의 압축가스(아르곤이나 질소)로 불어내어 건조시키곤 하는데 이때 잘못하면 얼룩이 남습니다. 아무리 세척을 잘 해도 마지막에 얼룩이 남아버리면 소용없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꼭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기껏 세척 잘 한다음에 시편을 손으로 만지는 경우도 정말 자주 봅니다. 증착해야할 면을 손으로 잡고 들고와서 세척 잘 되었냐고 물어봅니다. 경악스런 일이죠 -_-;  건조가 완료되면 바로 챔버내에 장착하고 진공을 빼야 합니다. 대기중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염은 자연스레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만약 세척은 얼마나, 언제까지 해야한다고 물으신다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깨끗해질 때까지'

 



 


...by 개날연..

 

 



드디어 기판의 세척까지 끝났군요.. 이제서야 챔버에 넣을 수가 있게되었습니다. ;ㅁ;
이래서 언제 박막을 입혀... ;ㅁ;
그런데 어째 이번 글은 날로 먹는거 같습니다.
내용이 다들 아는거라 특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빼놓기도 뭐 하고...ㅠㅠ
그림도 심심하고..;;
지인 일에 시간을 들여 도와주다 보니 나름 틈틈히 한다고는 했는데..
그걸 핑계삼아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