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해주세요
현재는 얼마전부터 모 회사 연구소에서도 일을 같이 하고있지만..
꼴에... 대학교에서 강의질-_-을 한지 5년입니다. ;;
사실 이넘의 강의질-_-을 그닥 원하진 않았습니다.
처음 대학에 몸을 담게 되었지만 저는 연구를 하고 싶었을 뿐이어서
연구만 전문으로 하는 '연구교수'가 있으면 그걸 하고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은 여간해선 그런데에 돈을 쓰진 않습니다. -_ -
우햐튼.. 5년간 강의를 하면서 정말 강렬하게 느낀점 하나는..
학생 여러분들이 질문을 하질 않습니다.
결코 다 알아서가 아니라, 모르는데도 질문을 하질 않아요.. ;ㅁ;
심지어, 제가 질문을 해도 대답조차 하질 않습니다.
제가 힌트를 줘가며 질문을 해도 어느 누구도 대답하려 하질 않습니다.
누구를 찝어서 질문을 해도 아무말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땐 정말 난감하죠. 안타깝습니다.. (호.. 혹시 내가 싫은건가...;ㅁ; )
모르면 최소한 안다 모른다 라도 대답을 해줘야 모르는가 보다 하며 알려주려고 하는데..
왜 말을 안하는건지..
요즘 학생들(이렇게 표현하니 마치 제가 막 늙어버린거 같...;;;)..
자기 개성 강하고 자기 주장 강하다고 하는 말들이 과연 정말인건지 의심이 갑니다.
수업시간 내내 저 혼자 떠들다 나오는 일이 다반사 거든요.
왜 그럴까요..
저의 강의 타입은 거의가 '토론'식 입니다. 가끔 동영상도 보여주긴 합니다만..
절대로 저혼자 아는것 먼저 줄줄 말하고 보여주고 하진 않습니다.
절대로 답을 먼저 말해주지 않습니다. 답이 중요한게 아니거든요.
'왜 그런 답이 나왔는가' 가 중요합니다.
'이건 왜 그럴까요? '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죠?'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할건가요?'
저 질문들에 대해 대답이 틀리든 맞든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중요한건 그런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생각'을 하는 그 과정이 중요합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왜'라는 의문을 가지는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아는것들을 종합해서, 해결법을 찾아나가죠.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런 훈련이 되어있질 못합니다.
그저 시험을 위한 암기만 했을 뿐이지요.
그래서 대답을 했을때 틀리는것에 대해 무척이나 두려워 합니다.
그러나 대답하고 틀리는것이 아무 대답도 안하는것보다 훨씬 좋은것이란걸 알아야 합니다.
생각하고 대답하는 것이, 아무 생각도 안하는것보다 엄청난 발전을 주거든요..
이제 생각안하는 습관은 버려버리세요.
행여 여러분들도 수업시간에 대답했다가 틀리면 혼났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적어도 저는 그런건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답이 틀리면 왜 틀린건지 방향을 잡아줘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것이 교육이죠.
고등학교때 까지는 그런 못된 관습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 4년. 길지는 않지만 그걸 버리는데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틀리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은 이제는 필요없습니다.
대답이 틀렸다면, 그건 틀린게 아니라 '아 이건 틀린거구나' 하는 하나의 지식을 얻는겁니다.
그래서 맞건 틀리건 그건 의미 없습니다. 하나라도 생각을 한다는게 중요해요.
그 대답이 정답이건 아니건, 황당하던, 재미있던, 말도 안되거나 얼토당토 않은 생각이더라도
그 과정 모두는 여러분들에게 좋은 지식을 얻는 과정이 될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되풀이 되어서 자연스레 익숙해 졌을때,
언제부터인가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질문을 해주세요.
...by 개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