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겪어왔던 문제다.
나는 공돌이지만, 굳이 공돌이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고, 기기를 조작해야하고 그것을 분석해야하는 '실험'과 '연구'를 해야하는 공대에서 더욱 확연하게 나타나는 문제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아주 근본적인 문제다.
호기심.
대학생들이 호기심이 없다. 무언가 알려하는 욕심이 없다. 이게 왜 그런가 궁금해 하질 않는다. 예전 어느날, 대학원생 아이들이 실험을 하면서 끙끙대고 있길래.. 보니 뭔가 해야할걸 안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의아해서 질문을 던졌다.
- 이러이러한거 해봤냐?
- 아뇨.
- 그럼 이러이러한것은 해봤냐?
- 아뇨
- 그럼 지금이라도 한번 해봐. 뭔가 답이 나올거 같은데..?
그러나 그말대로 해본 학생은 없었다.
어느날은, 학생 몇이 내게 질문을 했었다. 나는 질문을 받으면 답을 바로 말해주지 않는다. 언제나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 라고 되묻는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디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를 찾고, 여러 예를 들고 관련된 이론들을 이야기 해줘서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게 하는게 내 대답 방식이다. 이 방법은 정말로 내용을 궁금해하고, 실험이나 연구를 하고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아주 효과적이다. 그리고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나중에 스스로 응용을 하는데 있어서도 대단히 효과적이다. 혼자서 찾아가는 방법을 깨우쳐 주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상당수의 아이들은 오히려 이런 방법을 싫어한다는 점이다. 원인 이유 다 필요없고 그냥 빨리 정답이나 대답을 해주길 원한다. 사실, 나는 이것때문에 '남에게 알려주기 싫어하고 자기만 알고있으려 한다' 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나, 이유를 모르고 그냥 '정답은 뭐다' 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이것은 그저 문제만 맞춰 점수만 얻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습 아니던가. 어쨌든, 그런 이유로 요즘에는 아이들의 취향에 맞춰 일단 답을 먼저 말해주고 이유를 나중에 말해주는 방법을 써봤는데, 이유까지 들어는 주니 그나마 조금 효과적이긴 하다. 하지만 이미 답을 알아버린 이상, 답을 찾고자 머리를 굴리려는 노력은 여간해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이런 방법은 지금의 아이들에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근래들어 학생들에게 뭘 질문했을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이거다.
'안배웠어요'
그럼 한 1주일 뒤에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 그런데 그때도 대답이 똑같다.
'안배웠어요'
1주일동안.. 수십명의 아이들중 그 누구도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해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았고 아무도 찾아보지 않았다.
사실 공부를 안하는 이유는 그거다. '지적 호기심'이 없으니 공부를 하고싶지 않는것. 인간이란 존재는 자기가 궁금한 것에 대해서는 알려하는 욕구가 있다. 그건 기본적인 욕구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궁금하면 알고 싶어한다. 그 궁금한 대상이 사람들이 '공부'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공부는 못하지만 오락은 대단히 잘하는 아이는 그 오락에 호기심이 있었던 것이지 별다른 이유가 아니잖는가. 그리고 본래 컴퓨터 게임같은 오락은 애당초 아이들 혹은 어른들 까지도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니 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것이 당연하다.
호기심은 어릴때부터 교육과정에서 서서히 증가시켜 줘야 하는 문제다. 컴퓨터나 MP3 나 아이폰 처럼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져 나오는 상품에 관련한 호기심 처럼 공부에 관한 호기심은 그런것이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생기기는 어려운 것이다. 지속적인 호기심이란 것은, 어떠한 것에 관심을 보였을때 그에대한 정보를 계속 얻고, 습득하며 그에따른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어야 한다. 분명하게, 오락은 이런것들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못하지만 그걸 못한다고 부모에게 혼나거나 맞지 않는다.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오락실력이 점점 늘어나고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고 레벨이 증가하고 마지막 판을 다 깨는 성취감.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 잘한다는 소리, 부럽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 아이가 새로운 오락이 나오면 당연히 또 그런 경험을 갖고싶어 하여 노력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호기심을 만들어 주려고 하지 않는가. '호기심'이란 시작 과정을 생략하고 좋은 결과만 원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내가 위에서 말한 '왜 그런가'는 궁금해 하지 않고 정답만 듣고싶어 하는 학생들을 만들어 내지는 않았는가?
호기심은 어릴때부터 교육과정에서 서서히 증가시켜 줘야 하는 문제다. 컴퓨터나 MP3 나 아이폰 처럼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져 나오는 상품에 관련한 호기심 처럼 공부에 관한 호기심은 그런것이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생기기는 어려운 것이다. 지속적인 호기심이란 것은, 어떠한 것에 관심을 보였을때 그에대한 정보를 계속 얻고, 습득하며 그에따른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어야 한다. 분명하게, 오락은 이런것들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못하지만 그걸 못한다고 부모에게 혼나거나 맞지 않는다.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오락실력이 점점 늘어나고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고 레벨이 증가하고 마지막 판을 다 깨는 성취감.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 잘한다는 소리, 부럽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 아이가 새로운 오락이 나오면 당연히 또 그런 경험을 갖고싶어 하여 노력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호기심을 만들어 주려고 하지 않는가. '호기심'이란 시작 과정을 생략하고 좋은 결과만 원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내가 위에서 말한 '왜 그런가'는 궁금해 하지 않고 정답만 듣고싶어 하는 학생들을 만들어 내지는 않았는가?
누구나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것, 새로운것, 그리고 지금 아니면 얻기 힘든것에는 관심을 보인다. 문제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서' 에는 부모들이 하라고 강요하는 '공부'에는 그런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조건 외우고 이 문제는 무조건 풀어라- 라고 말하는 것에 아이들의 지적호기심 따위가 들어갈 자리는 애당초 없다. 어차피 아이들은 아무리 호기심이 많아도 그것이 공부에 대한것이 아니면 그딴데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무시당하지 않는가 말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그래서 창의력을 키운답시고 창의력을 가르치는 학원까지 생겼다. 답답하다. 창의력은 '너 창의력을 키워라' 한다고 키울 수 있는것이 아니다. 창의력은 어릴때부터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로 이루어진 풍부한 상상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상상력의 시작은 바로 호기심이다. '쓸데없는 호기심 갖지말고 공부나 해' '쓸데없는 상상하지 말고 공부나 해' 라는 말이 일반화 된 분위기에서 창의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른들의 무지고 욕심이다. 원인은 자신들에게 있으면서 말이다. 호기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교육구조에서 아이들이 창의력을 가진다는 것은 무리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그래서 창의력을 키운답시고 창의력을 가르치는 학원까지 생겼다. 답답하다. 창의력은 '너 창의력을 키워라' 한다고 키울 수 있는것이 아니다. 창의력은 어릴때부터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로 이루어진 풍부한 상상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상상력의 시작은 바로 호기심이다. '쓸데없는 호기심 갖지말고 공부나 해' '쓸데없는 상상하지 말고 공부나 해' 라는 말이 일반화 된 분위기에서 창의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른들의 무지고 욕심이다. 원인은 자신들에게 있으면서 말이다. 호기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교육구조에서 아이들이 창의력을 가진다는 것은 무리다.
창의력이라고 해서 이런걸 원하는건 아니다
아쉽게도 학교 공부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대상들에 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끌어낼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교과서는 재미가 없고, 선생들의 강의 방법은 거의 획일적이다. 칠판에 쓰고, 받아적고, 문제풀고, 학기 끝나기전까지 진도를 마쳐야 하고가 전부다. 설령 어느 학생이 어떤 과목이나 어떤 부분에 호기심을 가진다 해도, 학교가 가진 목적이 '대학진학'인 이상 그 학생의 호기심을 충족시킨다는 것은 학교나 선생의 목적이 아니다. '너의 질문 때문에 다른 아이들 공부하는데 방해된다'라는 소리나 안들으면 다행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대부분은 조금만 잘못하면 욕먹고 혼나기 마련이다. 잘못하면 혼나는줄 빤히 알면서도 거기에 계속 호기심을 갖는 아이는 드물다. 그런데 오히려 많은 어른들은 공부 못해서 혼나고 욕먹으면 오기가 나서 잘해야 하지 않냐며 아이를 또 다그친다. 나같으면 혼나면 열받아서 더 잘 하겠다고 자기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또 그게 혼내는 이유라고도 한다. 혼나면 오기가 나서 더 잘할테니까 혼내는 거라고. 이것은 애들은 맞아야 말 잘듣는다는 소리와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지랄...그건 걍 네 생각이고.'
설령 본인이 그런 방식으로 효과를 봤다고 해도, 남도 그렇게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사람을 성장시키고 키우는 '교육'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혼나고 욕먹은 뒤, 오기가 나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정말 그런 사람은 욕먹은 상황을 자기것으로 만들어 성장해버리는 대단히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것은 아니다. 그게 먹히는 사람이 있을뿐이지. 세상 사람 성격이 모두 같은가? 어떤 누군가는 잘못했을 경우에 혼을 내는 것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줘야 더욱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이 선생의 의도대로 따라오지 못하는것이 꼭 학생의 잘못은 아니다. 선생이 학생의 타입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방법만을 고집한 결과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선생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교육방법이 있다.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별수없이 학생은 선생의 방식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교육 구조를 갖고있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이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보편적일 수는 없다. 선생들 끼리도 가르치는 방식이 서로 다른 마당에, 자신의 방법이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는 없다. 앞에서 말한 내가 질문에 답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만 봐도 그걸 말해주지 않는가.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것을 구분해야 한다.
물론, 선생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교육방법이 있다.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별수없이 학생은 선생의 방식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교육 구조를 갖고있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이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보편적일 수는 없다. 선생들 끼리도 가르치는 방식이 서로 다른 마당에, 자신의 방법이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는 없다. 앞에서 말한 내가 질문에 답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만 봐도 그걸 말해주지 않는가.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것을 구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강압적으로 지시를 따르게 만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호기심을 갖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가장 나쁜 교육방법중 하나다. 일괄적인 가르침이나 지시 혹은 명령은 단체 전체를 획일적으로 움직이는데 필요할지 몰라도, 개개인의 특별한 능력향상을 다루는데는 쓸 수 없다. 선생이 아이들에게 '놀지말고 공부나 해. 이번에 우리반이 대학진학에서 1등해야 한다' 라고 하는것과 한명 한명에게 '너는 미술을 잘하니 미술쪽을 개발해서 미대를 가라' 혹은 '너는 생물에 관심이 아주 많으니 의대나 생명과학을 목표로 공부해보면 어떻겠니' 라고 하는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교육이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식을 전해주고, 방법을 알려주고, 길을 보여주며, 잠재력을 끌어내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지, 자신이 배운 과정을 학생에게 똑같이 답습하게 하여 자기와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결코 아니며, 자기의 교육방법이 맞다고 학생을 상대로 실험하고 확인 하는 과정이 결코 아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나는 이 문제를 지난 10년간 고민해 오고 있다. 그리고 매년 이런 저런 방법을 달리해가며 시도해 보았으나 마땅히 효과적이지가 않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가.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저 암기식 교육으로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부모와 선생 아래에서 무조건적으로 문제만 풀어 뚜렷한 목적없이 대학에 온 아이들에게 전공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해줄 수는 없는가. 그렇게 죽어라고 주입식 교육을 강요하던 사람들은 대체 왜 '호기심'은 그 주입에서 빼놓은 걸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리인 강의실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골고루 '호기심'을 줄 수는 없을까. 그럴수만 있다면, 아이들이 고르게 쑥쑥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텐데 말이다. 이 얼마나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겠는가.
여전히 고민중이다. 아직 해답에 대한 힌트조차 찾지 못했다.
...by 개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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