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상태도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예상하셨듯이 1성분계(one-component system)에 이은 2성분계(Binary system) 상태도를 그려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상태도는 열역학적 데이터를 특정 방식으로 표현해낸 도표입니다. 고체에서 재료의 상(phase), 예를 들어 알파(α)상, 베타(β)상, 페라이트(ferrite), 시멘타이트(cementite) 등,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에너지가 낮은 상태의 평형상태에서 존재하는 물질은 무엇인가, 어느 조건에서 이 물질은 에너지가 낮아지고 안정해 지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계(system)는 언제나 평형을 향해서 반응이 진행되므로, 반응이 진행되는 방향 또는 반응이 평형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을 알고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느 물질에 대한 상태도는 그 물질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상당수의 학생들은 상태도를 안봅니다. 예를 들면, 어느 금속을 어떤 이유로 열처리 하고 싶은데 몇도에서 해야 하는지 알려면 그 금속에 대한 상태도를 보면 됩니다. 온도가 몇도 이상 올라가면 어떤 상변화가 나타나는지 또는 아예 녹아 내리지는 않는지, 최소한 그정도의 기본 정보는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상태도에 이미 다 나와있는데도 상태도를 보지 않습니다. A 라는 재료에 B라는 물질을 20% 섞으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것이 어떠한 고용체인지 금속간화합물인지, 고상으로 존재하는지 액상으로 변화하는지, 상태도를 찾아보면 모두 나와 있습니다만 상태도를 안봅니다. 그래놓고 이거 온도 몇도까지 올려도 괜찮은가요? 하며 물어옵니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또는 현장에 가도 이런 경우는 엄청나게 많이 겪는 일입니다. 상태도를 보고 무슨 상인지만 파악해도 그 물질이 지금 몇도에서 몇도 사이에서 안정하고, 결정구조는 뭐고 그래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하고 측정해서 데이터로 만들어 놨거든요.. 그런데 그런 중요한 데이터는 찾아 보지도 않고 그냥 ‘여기에는 뭐가 몇% 섞였다‘ 이러고 끝이예요. 이건 상태도가 왜 있는지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거죠. 그래서 재료를 다룬다면 일단 상태도부터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최소한 내가 쓰는 재료가 뭔지는 알고, 그리고 왜 이걸 써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실험해야 합니다.
그럼 이제 2성분계 상태도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선 A 라는 물질의 1성분계가 아래 그림처럼 있다고 해봅시다. 지난 글에서 힘들게 힘들게 이런 저런 과정을 통해 그렸던 1성분계 상태도 입니다. 온도(T)와 압력(P)을 변수로 해서 고상-액상, 액상-기상, 고상-기상의 평형을 구분짓는 3개의 선이 나타납니다.

흔히 보는 1성분계 상태도 입니다
이 상태 그대로 해도 되긴 하는데, 보기 좀 편하게 바꿔보겠습니다. 그림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90도 회전시키면 압력축을 아래로, 온도축을 위로된 그래프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요롷게 조롷게 회전시켜서 이런 모양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이 그림을 또 회전시키는데, 온도 T를 중심축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약간만 돌려보겠습니다. 그냥 적당히 뭐 한 45도 정도만 돌려봅시다. 전혀 달라진건 없습니다. 단지 보는 각도만 변화한 것 뿐이죠. 그리고 이것이 A라는 물질에 대한 상태도니까 A라고 빨간색으로 표기를 해봅니다. 첫 번째 성분입니다.

살짝 비틀어 줍니다
그런데 2성분계니까 두 번째 성분이 있어야 하겠죠? 그래서 B라는 성분의 1성분계 상태도를 지금과 똑같이 회전시켜 만든다음 오른쪽에 나란히 놓습니다. 그렇게 해서 A라는 성분에 대한 1성분계 상태도, B라는 성분에 대한 1성분계 상태도가 좌우로 각각 놓였습니다.

그런놈이 2개 있어요 -0-
왼쪽에는 A라는 성분만 있고, 또 오른쪽에는 B라는 성분만 있기 때문에 100%의 A, 100%의 B 로 만들어진 1성분계 상태도 2개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2개의 상태도 사이를 연결하는 선을 하나 그어줍니다. 이렇게요.

A-B를 연결하는 조성선을 그어줍시다
그리고 우리는 A라는 물질에 B를 섞어보기 시작할겁니다. A가 100%에서 B로 갈수록 A는 줄어들면서 B가 늘어날테고, 반대로 B에서 부터 A로 오면서는 B가 줄어들고 A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A와 B를 연결한 선은, A와 B의 양이 변화하는 조성(composition)이라는 변수가 됩니다. 그 결과 그래프의 변수는 압력, 온도, 조성의 3개가 만들어 졌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현실적으로 보고 만지고 다루는 압력은 1atm이며, 표준상태도 1atm 입니다. 그래서 1atm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먼저 A쪽 상태도에서 1atm의 압력점을 찾습니다. 대부분 재료들은 1atm 상태에서 온도에 따라 고상에서 액상으로 변화하는 melting point가 있을겁니다. 그래서 1atm을 기준으로 해서 온도를 위로 쭉 올리면 고상과 액상의 경계인 melting curve 어디선가 만나게 됩니다. 1atm에서 고상과 액상이 공존하는 점. 이 부분이 우리가 말하는 재료들의 melting point가 됩니다.

1atm에서 A 물질이 녹는점을 찾습니다
그런데, 이게 성분 A에서만 있는게 아니라 성분 B에도 1atm에서 melting point가 있겠지요. 앞과 마찬가지로 1atm 지점에서 위로 온도를 올려서 고상과 액상이 만나는 지점까지 선을 올리면 melting point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재료가 다르니까 melting point의 높이는 당연히 다를겁니다.

당연히 B 물질도 녹는점이 있겠지요?
어차피 압력은 1atm으로 A, B 양쪽이 같으니 보기 편하게 선을 하나 그어줍니다. 이 선은 별다른 것이 아니라 방금 앞에서 나타냈던 조성(composition)을 나타내는 선이 됩니다. 단순히 그냥 조성선의 위치를 이동한 것 뿐이죠.

녹는점을 기준으로 해서 연결합니다. 새로운 선이 아니라 조성선이 1atm 위치로 이동한 겁니다.
그럼 우리 여기 A라는 재료의 melting point에서, A 성분이 100%인데 여기에다 B를 조금씩 넣어봅시다. A에 다른 물질이 섞이게 되면 온도가 올라가든가 내려가든가 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온도가 내려간다고 해봅시다. 그러니 B가 첨가되면서 melting point가 낮아집니다. 즉, B가 첨가되어 상태가 변화했으니 고상-액상의 경계의 기울기나 위치 등이 달라지고, 다른 경계선도 그에 따라 변화하여 상태도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B의 첨가에 따른 새로운 melting point가 나타납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여기부터는 딱 집어서 melting point라고 말하기는 어렵긴 합니다. 물질이 고용체를 형성하게 될 경우, 보통 고액공존영역(mush zone)이 존재하여 액상선과 고상선으로 나뉘기 때문입니다만, 설명을 위해서 일단 melting point라고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A에 B가 첨가되면 더이상 1성분계가 아니기 때문에 녹는점이 변화합니다.
B가 더 첨가되면 그 지점에서 melting point는 더 낮아집니다. 더 더 첨가되면 melting point는 더욱 낮아지게 되고, 그렇게 B의 조성이 증가하면서 melting point는 계속 내려갑니다.

B의 양을 증가시키면 1atm 에서 melting point 의 위치가 변화합니다.
안변한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변한겁니다.

보세요. B의 조성이 증가할수록 녹는점의 위치가 계속 변화하지.
B의 양이 증가하면서 그 조성에 해당하는 melting point는 계속 변화하는데, 그 각각의 melting point에 해당하는 지점들인 빨간점을 선으로 이어보면 이런 곡선이 나올겁니다.

녹는점끼리 연결해봅시다. 조성의 변화에 따라 곡선이 만들어 집니다.
그럼 곡선만 남기고 지워볼까요. 깔끔하게.

불필요한거 지워주세용
그런 뒤, B쪽에서도 A를 첨가해 봅시다(A에 첨가하는 B가 50%가 넘어가면 사실상 B에 A를 첨가한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B만 100% 있었는데 여기에 A라는 성분을 첨가합니다. 그럼 마찬가지로 melting point가 변화하겠죠. 조성이 변화함에 따라 A의 양이 증가하면서 melting point가 감소합니다. 그래서 B쪽에서도 melting point가 내려오고, A에서 내려온 곡선과 B에서 내려온 곡선이 중간 어딘가에서 서로 만납니다.

이런 일이 B에서도 나타나므로 두 선이 만날 겁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깔끔하게 곡선만 남기고 정리.
두 곡선이 만나는 점을 기준으로 조성과 평행한 선을 하나 그어줍니다. 그러면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이 나왔죠?

두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조성선과 평행하게 선을 그어 주세여
점선으로 된 그림을 실선으로 바꾸고, 필요없는 부분들을 좀 정리를 해볼까요. 중요한 축만 남기고 지워봅시다.

우와와 우리가 책에서 보던 그 그림 등장!!!
그런 다음에 A와 B를 좌우로 놓고 적당히 회전시켜서 보기 좋게 정면으로 놓아봅시다. 그리고 각각의 영역들을 표기해 넣으면,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바로 그 2성분계 상태도(이 경우 고용체가 없는)가 됩니다. 우리가 아는 2성분계 상태도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당연한 이야기지만 열역학적 계산으로도 그려냅니다).

이 간단한 그림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렸던가 ㅠㅠ
물론 2성분계 상태도가 꼭 이런 모양만 있지는 않습니다. 재료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의 상태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율고용체의 상태도나 알파(α), 베타 (β) 등의 여러 고용체가 있는 2원계 합금의 상태도도 마찬가지 방법을 응용해서 그릴 수 있습니다. 이제 2성분계 평형상태도가 어떻게 해서 그려졌는지를 이제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림으로 순서대로 하나씩 하나씩 그려보게 되면 쉽게 이해가 갈거라 생각합니다.

전율고용체라면 이렇게 나오겠지요
그럼 3성분계(Ternary system) 상태도는요? 쉽습니다. A-B, B-C, C-A 성분의 2성분계를 3개 모아놓고 붙여서 세우면 되죠.

아따 간단합니다요. 그러나 3성분계 계산과 해석은 탈모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합치면 뭐 이런게 나와버림..
4성분계(Quaternary System)도 있나요?
물론이죠. 그까짓거 3성분계 4개를 붙이면 될 뿐.

하지만 여기서 부터는 사람이 할짓이 아님 ... -_ -
...by 개날연..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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