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을 만들어 주는 장치 - #5. 스퍼터 이온 펌프(Sputter Ion Pump)

  

 

   이제 좀 다른 방식의 펌프를 이야기 해보겠다. 앞에서 설명해왔던 가스배출방식의 펌프가 아닌 가스포집방식으로 진공을 만들어 내는 펌프들이다. 이 펌프들은 기체분자나 기체입자들을 기계적으로 또는 운동량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기체분자를 '흡착' 시켜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이 펌프들은 꽤나 화학적-물리적 과학 지식들이 동원되어 만들어졌다. 먼저 이야기 할 것은 스퍼터 이온펌프(Sputter Ion Pump)다. 그냥 흔히 이온펌프라고 부르는 넘이기도 하다.

    아래 그림에 가스포집방식 펌프 중 가장 대표적인 스퍼터 이온 펌프의 구조를 나타내었다. 한가운데엔 원통형이나 벌집구조 형태로 제조된 페닝셀(penning cell) 이라고도 하는 양극셀들이 배열되어 있고, 그 양쪽 옆으로 타이타늄(Ti)로 만든 음극판이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그 밖으로 자석이 설치되어 내부에 자기장을 형성시킨다. 얼핏 보면 구조는 간단한듯 보이지만,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꽤나 복합적이다. 

스퍼터 이온(Sputter Ion) 펌프의 구조

(나 이거 2시간 넘게 그린 그림임;;)

   그럼, 스퍼터 이온펌프 중앙에 있는 Anode 라 표기된, 양극셀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이 될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설명하는 현상은 뒤에 이어서 나올 플라즈마나 스퍼터링 현상에 그대로 적용이 되는 내용이므로 간단하게 나마 한번 다루고 가는것도 좋을 듯 하다. 

스퍼터 이온 펌프의 작동원리(양극셀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

   위 그림은 이온펌프의 셀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먼저 스퍼터 이온 펌프 내부의 양쪽 음극판에 전원이 가해지면 전극에서 전자가 튀어나오게 되고, 양극셀 내부에 있던 기체들과 충돌하여 기체를 이온화 시킨다. 이때 외부에 설치된 자석에 의해 자기장이 형성되고, 전자들은 자기장 내에서 직진이 아닌 나선운동을 하게 되므로 주변 기체분자와 충돌확률이 대단히 높아져 이온화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때 이온화된 기체들은 전기적으로 (+)이기 때문에 양단의 음극판 쪽으로 가속되어 표면에 충돌하면서 제거되는데, 이것이 1차 제거다. 그리고 이때의 이온의 충돌에너지 때문에 음극 표면에서 타이타늄 원자가 결합력을 깨고 밖으로 튀어나오게 된다(나중에 나올 스퍼터링 효과와 똑같다). 그런데 타이타늄이란 금속은 다른 물질과 결합하려는 성질이 매우 강한, 즉 활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기 때문에 양극이나 다른 벽에 흡착되어 있던 산소, 수소, 질소 등 여러 기체분자들과 결합하면서 막을 형성한다. 이것을 2차 제거라고 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진공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어떠한 기계적인 움직임이 없어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고, 배기성능도 10^-9torr 정도에 달하여 고진공을 필요로 하는 장비에 많이 보급되어 있다

 

 

...by 개날연..

 

 

 

 

 

질문) 혹시.. 스퍼터 이온펌프의 단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연...?

 

  스퍼터 이온펌프의 가장 큰 장점은 그 구조와 원리로 인한 배기성능인데요, 아이러니 하게도 단점 또한 그 구조에 있습니다. 순간 배기용량이 다른 것들에 비해 크지 못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배기하지 못하죠. 그리고 타이타늄의 활성으로 다른 기체를 흡착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만약 비활성 기체들이 존재한다면 흡착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고, 아무리 비싼 장비이든 모두 장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주어진 조건에 따라 가장 적합한 장비가 있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