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을 만들어 주는 장치 - #6. 크라이오 펌프(Cryo Pump)

 

  

   펌프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설명하도록 하겠다. 사실 장비 설명은 단순할 수 밖에 없고, 게다가 비슷한 종류를 여러 개 나열하면서 차이가 뭔지 설명하는 것만큼 지겨운 것도 없다. 하지만 실험자는 자기가 사용하는 장비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이 고칠 수 있는건 고쳐야 하고, 어느 부분에 어떤 이상이 발생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수리를 맡길때도 증상에 대해 설명 할 수 있다. 그러니 하나만 더 집중을 해보도록 하자.

 

 

 

   겨울에 실내의 유리창을 보면 많은 물방울이 맺혀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추운 실외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갔을 때, 안경면이 뿌옇게 변하는걸 겪어봤을 것이다. 이 현상은 공기중에 떠돌아 다니는 미세한 수증기 입자들이 갑자기 어느 온도 이하의 차가운 면을 만났을때 물방울로 응축되는 현상이다. 온도가 낮은 부분은 높은 부분에 비해서 포화수증기압이 적기 때문에 기체로 존재하지 못하고 액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현상을 펌프 내부에 적용시킨 것이 크라이오(cryo) 펌프다.

 

 

 

 

 

 

 

 

 

 

크라이오(Cryo) 펌프의 구조

 

 

 

   크라이오(cryo)는 극저온 이란 의미를 가졌는데 펌프 내부에 극저온 영역을 만들고, 그곳에 기체를 응축시켜 제거하는 방법으로 진공을 만들어 낸다. 위 그림의 구조를 보면, 펌프 중심에는 고압의 헬륨가스를 팽창시키는 방법으로 냉각을 만드는 냉각단(cold head)이 상하로 두 개 달려있어서 단계적으로 온도를 떨어트리며, 보통 15K 이하까지 냉각이 가능하다. 냉각단 위쪽에는 활성탄(charcoal)이 부착된 면이 있어 여러 기체들의 흡착이 가능하고 외부와 연결되는 위쪽에는 배플(baffle)을 설치하여 온도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했다. 기체가 흡착하는 부분을 활성탄 같은 다공성 재료를 쓰면 넓은 표면적으로 인해 매우 효과적인 흡착을 할 수 있다. 80K 로 유지되는 베플과 냉각판에서 먼저 수분등이 흡착되고, 다음 15K 의 냉각판에서는 아르곤, 질소, 산소등이 흡착된다. 활성탄에서는 냉각판에서 응축이 이루어지지 않는 수소나 헬륨등의 기체가 흡착되어 제거된다. 그래서 수분부터 시작하여 헬륨까지 증기압이 낮은 순서로 기체분자들이 응축되어 기체수를 감소시키며 배기가 이루어지게 된다. 

 

 

 

 

 

진공챔버에 장착된 크라이오펌프. 아래쪽으로 compressor가 연결되어 있다. 

가로 장착이지만 시스템의 구조에 따라 세로로 장착되기도 함

 

 

   사실상 이러한 응축과 흡착을 이용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기체 종류에 대해 배기가 가능하지만, 기체 종류에 따라 배기능력은 다르다. 단점이라면, 지속적으로 기체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흡착하게 되므로 흡착용량에 한계가 있고, 기체가 포화되면 이를 다시 제거해서 사용해야 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활성탄이 오염되게 되면 흡착능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데, 만약 활성탄을 오염시킨 물질이 기름(oil)이라고 판단되면 활성탄을 즉시 교체해줘야 한다. 배기능력도 문제지만 기름이 흡착하면 재생도 어렵고, 진공중에서 기름이 증발해 버리면 다른 부분까지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크라이오 펌프는 초고진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표면과학 분석이나 반도체 제조에서 많이 사용하며, 고압의 가스를 이용하므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장치이다.

 

 

 

 

 

...by 개날연..

 

 

 

 

 

  

지금까지 몇몇의 펌프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나마 그림과 함께 설명을 곁들여 보았습니다. 진공장치에 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도 많겠지만, 장치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다른 책들이 많으니 그것들을 참고해 주었으면 합니다.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여기서 머물러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이제는 단순히 진공에 관한 이야기를 떠나서 우리의 목표인 박막을 만들기 위해 진공내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박막은 또 어떻게 만들어 지고 있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날 시간이거든요.. -0-/

 

이 무슨 낯간지러운 어린이 명작동화 오프닝 멘트냐 !! - _-

 

 

 

그건 그렇고... 휴.. -_-...체력이 당췌..;; 홍삼이라도 먹어야 하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