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박막의 두께 입니다. 그런데, 두께 측정법이 아니라 두께 결정법입니다. 반응성 스퍼터링을 하면서 화합물 박막을 입힌다면 반응성 기체의 양을 조절하여 박막의 조성을 조절하는것이 우선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Cu나 Ag 등의 단일물질의 타겟, 혹은 이미 조성이 결정되어진 ITO 나 ZnO 등의 타겟을 사용해서 박막을 입힌다면 보통 두께제어를 먼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정도의 파워, 어느정도의 Ar 기체의 양, 또 어느정도의 시간으로 증착을 했을때 두께가 얼마가 나오는지 알고 있어야 내가 원하는 만큼의 박막을 정확히 입힐수가 있습니다. 특히 박막은 경우에 따라 몇 nm 의 미세한 두께차이로도 전기적, 기계적, 광학적 특성이 생각외로 크게 변화하기 때문에 정확한 두께를 아는 것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아는 '박막의 두께' 라는 개념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겁니다. 대부분은 '기판에서 박막 표면까지의 거리' 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죠. 그리고 박막에서 '두께' 라는 것을 좀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서로 평행한 두 면과의 거리' 라든가 '기판표면의 한 점에서 마주보는 박막표면의 한점 사이의 최단거리' 라든가 하면서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발생합니다. 어느 한 부분에서의 두께를 정하는것은 간단하지만, 그 두께가 과연 전체 박막의 두께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전체 박막의 두께를 말한다면 한 점이 아니라 전체 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과연 기판 표면과 박막표면 사이는 언제나 평행한가? 그리고 그 거리는 모두 같은가? 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처럼 우선 기판표면은 아주 평평하다고 가정을 합시다. 우리가 박막을 입히면서 기판 표면을 제어하지는 못하니까요. 그리고 박막을 입혔을때 이상적인 것은 모든 부분에서 박막의 두께가 전체적으로 균일한 것입니다. 그러면 두께 d 를 계산하는것은 간단합니다. 어디에서나 그냥 기판 표면과 박막표면과의 거리를 재면 그게 두께가 됩니다. 그런데, 박막을 입혀보신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박막이 모든 면에서 기판과 평행하게 형성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나 박막 만들다 보면 이런 경우도 생각외로 많이 발생함..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박막이 이런 직각삼각형 형태로 입혀져 버렸다면 대체 어디서 부터 어디가 두께가 될까요? 그냥 중간을 뚝 잘라서 평균을 내야 하는걸까요?
조금 과장되게 그렸지만,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대부분 평행하게 입혀져있는데 어느 하나가 튀어나와 있으니 그것도 박막 두께로 고려해야 할까요? 그러면 평균 높이는 실제보다 많이 높아지게 되겠죠.
무슨 버즈두바이냐? - _-
아니면 이렇게 복잡하게 형성된 경우는? 박막의 성장은 층(layer by layer)으로 성장하는 것 보다는 대부분 섬(island) 형태인 Volmer-Weber 성장을 하기 때문에 사실 이런 복잡한 형상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온도제어가 안되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골치아프니 복잡한 모양말고 그냥 박막표면은 모두 평평하다고 합시다. 그런데, 박막 내부에 의도하지 않은 커다란 기공들이 생겼습니다. 내부가 텅텅 비어있는, 마치 빈 박스에 뚜껑만 달린것 처럼 기공들 위로 박막 표면만 형성이 되었다고 해봅시다. 불순물도 크게 들어가있고 말이죠. 그러면 속이 저렇게 비었지만 겉보기에 두께는 꽤나 두껍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이런 다공성의 박막은 제조과정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증착시에 표면형상이 변하는 이유들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의도치 않은 불순물에 의해서도, 잔류가스의 영향이 있을 수도 있고, 박막이 형성될때 우연찮게 챔버내의 압력이 높으면 그것이 원자들이 확산하는데 영향을 주어서 격자결함이나 공공(vacancy)를 발생시키기도 하고 기공(void)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금속 박막들은 박막형성 후 챔버밖으로 꺼내었을때 산소와 접촉하면서 표면에 산화막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산화막도 측정시 박막 두께에 같이 포함시켜야 하는지의 문제도 발생합니다.
좀더 현실적인 경우를 볼까요. 앞의 '핵의 성장과 연속된 박막의 형성 #2' 에 나온 박막의 island 성장의 그림을 다시 봅시다. 많은 island 들이 성장하여 하나의 연속적으로 이어진 박막이 형성되지만, 사실 이렇게 연속적인 막이 형성이 되기까지는 생각외로 두껍게 박막이 입혀져야 합니다. 실험적으로 관찰을 해보면 금속의 경우는 10nm 이상은 되어야 channel 이 없어진 연속막이 형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속막이 형성되기 전의 박막 두께는 어디일까요? 중간에 channel 들이 있어도 두께를 정확히 측정 가능할까요.
자, 그럼 우리가 말하는 박막의 두께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말하고 있는건지 궁금해 집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중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박막을 형성시켜서 두께를 측정해 보셨을 겁니다. 과연 어디를 어떻게 측정해서 그 값을 얻게 된걸까요.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도 박막의 두께는 명확하게 '이거다' 하면서 단 한가지로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 처럼 많은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실제 두께를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측정을 위해 최소한의 정량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기판 표면을 기준으로 해서, 과연 박막표면은 어디까지 인가를 정해놓고, 그중 적당한 것을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것 3가지를 말씀드립니다.
먼저 '형상두께' 또는 '형태두께' 이라 부르는 두께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냥 기판과 박막 표면까지 거리를 모두 합한뒤 평균을 낸 것을 말합니다. 박막 표면이 얼마나 불균일 하고, 울퉁불퉁 하고 내부에 기공이 있건 없건 상관없습니다. 그냥 전체 높이들의 평균을 표면으로 정하고, 거기까지의 높이를 박막 두께로 잡은겁니다. 흔히 알파스텝(α-step or Alpha-step) 이라고 알려진 단차를 이용한 두께 측정법들이 여기에 해당하며, 가장 흔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참고로 알파스텝은 KLA Tencor 사에서 만든 두께측정기(Stylus Surface Profilometer)의 모델명중 하나인데, 워낙 유명해서 흔히 두께 측정법의 대명사처럼 사용됩니다.
두번째는 '질량두께'가 있습니다. 질량두께는 박막 표면의 모든 원자를 차례로 아래부터 차곡차곡 꽉 채워서 쌓았을때 최종 높이가 얼마냐를 보고 있습니다. 비록 내부에 기공들이 있다고 해도, 그것들을 모두 원자로 채웠다고 가정하고, 불순물도 없는, 이론적 밀도를 보인다고 했을 때의 박막 두께를 질량두께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의 겉보기 두께인 형상두께보다 적게 나오는게 일반적입니다. 이것은 증착된 입자의 총 질량을 알면 이것을 환산하여 원자갯수를 구하고, 그 원자들의 크기도 알고있으니 원자수들로 기판의 면적을가득 채우면서 쌓았을때 최종 높이라고 하면 될까요... -_ - 보통 이 방법의 응용은 기판옆에 센서를 장착해서 실시간으로 증착하며 박막두께를 측정할때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물성두께' 입니다. 이것은 박막의 물리적 특성을 벌크재료와 비교합니다. 예를 들면, Au 박막에서 어떤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측정했을때, 그 측정값과 같은 값이 나오는 벌크 Au의 두께로 환산을 해냅니다. 박막도 두께에 따라 전기적특성이나 광학적 특성들이 달라지게 되고, 전면이 모두 균일한 값이 나오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때론
1cm 만 옆으로 이동해도 측정값이 몇배씩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처음부터 균일한 두께로 박막을 제조해야 계산하기 용이하고, 박막과 벌크는 본래 특성이 다르므로 그에 따른 차이로 제일 얇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질량두께 : 형상두께에서 기공들을 제거하면서 꽉 눌렀다고나 할까..
물성두께 : 물리적 특성이 벌크와 같게 적용.
보통 물성두께가 가장 얇은 경향이 있음.이렇게 같은 박막이라도 다른 방법으로 측정하면 값이 모두 다르다.
어째 오늘 그림들은 칼라가 단순한게 16칼라 VGA 느낌이 물씬 나는군요 - _-
그런데 이 3가지의 두께는 서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험하는 환경에서 가장 적당한 장치로 측정하기 마련인데, 그 측정값들도 측정 방법마다, 장비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박막의 정확한 두께를 측정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여러가지 방법으로 모두 측정해보고 각각의 값을 평균해서 사용하는것도 좋겠습니다만 모든 장비가 다 갖춰진 곳은 드물죠. 또, 현실적으로 박막을 증착할때 내부에 기공을 완벽히 없애거나 불순물들을 제거하거나 할수가 없고, 실제 기공이 얼마나 있는지는 미리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어느 방법을 언제 적용해야 할지도 고민입니다. 그래서 연구자는 충분한 예비실험과 측정을 통해서 자신의 연구에는, 자신의 시편에는 어떤 방법이 제일 적합한가를 고려해서 어느것을 두께로 결정한다고 자신의 기준을 정하고 가야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것들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보통 그냥 실험실에 있는 장비를 위에서 쓰라고 하면 그냥 그대로 쓰기 마련이니까요.. -_ -
...by 개날연..
P.S. :
두께 측정법에 관한것은 후에 박막의 특성과 측정에 관해 이야기할때 다룰 예정입니다람쥐~ 다람쥐~
예고드린 금요일 밤 입니다. -_ - 업데이트 시간 맞추느라 피똥쌀뻔 - _-;;
생각외로 글 올리는 속도가 늦어졌습니다.
로스팅랩 만드는것 때문은 아니구요..
블로그 업로드 말고 다른 자료들을 매주 작성해야 할 일이 생겨서..
본래 몸이 약해서 관리 잘 해야 하는데 그거 매달리다 보니 2주는 또 몸살로 앓았습니다.. ;ㅁ;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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