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하지 않은것이 하나라도 있겠습니까만, 저보고 만약 뭔가 하나라도 빼라고 한다면 결코 박막의 미세조직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박막을 어느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떤 곳에서는 박막을 입힌뒤 특성만 측정해서 값이 나오면 되는 곳도 있습니다만, 그 특성들도 미세조직에 의해 그대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즉, 박막의 물리적, 화학적, 전기적 특성들을 제어하기 위해서 스퍼터링시 변수를 바꾸고 있지만, 결국 그 변수들은 박막의 미세조직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때문에, 박막의 미세조직이 어떠한 경우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고있다면, 언제든 내가 원하는 미세조직, 원하는 특성을 부여할 수가 있습니다.
자, 박막 두께의 기준을 뭘로 할지 정했다면 이제 제대로 박막을 두껍게 한번 입혀 봅시다. 두께를 얼마로 할지는 타겟재료에 따라 다르고, 제조하려는 박막의 종류와 목적에 따르고, 작업압력, 파워, 시간 등 증착변수마다 모두 달라지게 되겠죠. 그러니 일단 내 장비를 가지고 어느정도 변수로 증착했을때 어느정도 두께 정도가 나올지는 알고있는것이 유리합니다. 만약 다른 조건들을 고정시키고 시간을 변수로 한다면, 기본적으로 아래와 같은 형태의 그래프가 나올겁니다.
증착 시간에 따른 박막두께 변화(ITO target, 10-2torr, DC power 40W)
오랜만에 뭔가 전문적인 그래프다...
위 그래프는 시간을 변수로 했지만, 시간을 고정시키고 파워를 조절하거나, 압력을 조절하거나에 따라서도 그래프를 그릴 수 있습니다. 각각의 조건으로 실험해서 그에따른 데이터를 갖고있으면 실험할때 매우 유용합니다. 비록 그 수치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변수를 얼만큼 조절하면 두께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스퍼터링이 되는 동안 기판위에서는 박막의 핵이 성장하고, 핵들이 성장하고 합쳐지면서 조금씩 두께를 키워나갈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두께'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이제는 박막의 미세조직(or 미세구조)도 알 수 있습니다. 박막의 성장을 현상으로 표현을 한다면 먼저 타겟이 기화되고, 그 기화된 물질이 기판위에서 고상으로 응축되는 형태와 같습니다. 그런데 비록 기상이 고상으로 변화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액상이 고상으로 변하는 '응고(solidification)'의 형태와 매우 유사합니다. 고온의 액상금속을 주형에 주입했을때, 액상금속은 주형 벽이라는 갑자기 차가운 물질을 만나서 표면에서 핵이 발생하고 성장하면서 응고가 진행되고, 이때 용융금속이 합금이라든가, 냉각속도, 온도구배, 교반 등의 어떤 추가적인 에너지가 없다면 차가운 주형벽과 수직방향으로 주상결정(columnar crystal) 또는 주상정 이라고 부르는 기둥모양의 결정이 나타납니다. 이들 주상정이 모여서 형성된 조직이 주상조직(columnar structure) 입니다.
이것이 바로 박막 성장시 나타나는 주상 조직. 기판에 수직으로 길쭉하게 성장한다.
제주도의 주상절리를 가본 사람이라면 어떤 모양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람쥐~
박막도 비슷합니다. 주형벽을 기판이라고 가정한다면 스퍼터링된 입자들이 기판표면을 만나서 핵을 생성하고 기판위로 서서히 성장하면서 주상조직을 형성합니다. 그런데 이 성장 형태는 증착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타겟에서 스퍼터링된 입자들은 기판에 증착되어 박막을 형성하면서 박막의 표면온도 증가, 박막의 조성변화, 불순물의 유입, 내부 응력변화 등의 여러 가지 현상을 동시에 수반합니다. 그리고 증착된 막의 미세구조는 타겟과 기판사이의 거리, 작업압력, 반응성 기체의 유무, 기판 바이어스의 크기, 기판의 온도, 기판의 전처리 및 후열처리 등에 의해서 다양한 영향을 받게 되죠. 특히 박막의 미세조직에 가장 직접적이고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판의 온도 라는 것을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여 찾아냈습니다. 이렇게 박막의 미세조직(micro-structure)이 증착시 변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각각의 영역(Zone)으로 서로 구분을 해 놓는데, 이것을 Structure Zone Model 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1969년이라는 아주 오래전-_- Movchan 과 Demchisin 이라는 두명의 연구자가 기판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박막의 미세조직이 어떻게 변화하는 가를 알아내고, 각각의 특징들에 따라 구분을 합니다.
Movchan & Demchisin의 Structure Zone Model (T1 = 0.3, T2 = 0.5)
[Movchan B.A. and Demchisin A.B., Phys. Metals Metallogr., 28, p83~90 (1969)]
비록 모든 그림을 내손으로 직접 그리는게 원칙이지만 이 그림들만은 원작자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단지 설명이 아닌 그들의 실험의 결과이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 장황한 설명과 함께 저 명확한 참고문헌 표기를 보라. 복사기로 문대지 않았썽.
위 그림처럼 Movchan과 Demchisin 은 박막의 미세조직을 3가지의 영역으로 구분합니다. zone 1의 영역은 T1(0.3) 이하인데, 여기서 0.3 이라는 숫자는 기판온도(T)와 박막의 녹는점(Tm : melting point)과의 비를 말합니다. 즉, T/Tm 이 0.3 이하라는 뜻 입니다. 그림을 보시면 어느정도는 아시겠지만, 이 양반들이 실험한 내용으로 설명을 한다면 zone 1 영역은 박막 표면이 둥근 형상을 가지고, 다공성이면서 불규칙적인 주상조직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주상조직은 온도가 증가하면서 조금씩 커지고 있죠. Zone 2 는 T/Tm 이 0.3~0.45 사이에서 나타납니다. 다공성 조직은 사라지고 매끈하게 기판과 수직으로 잘 발달된 주상조직이 온도가 증가하면서 점점 커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Zone 3은 T/Tm이 0.45 이상으로, 보통 금속에서 잘 보이는 전형적인 등축정 조직의 매끄러운 모습을 나타냅니다. 역시 온도가 증가하면 결정의 크기는 증가합니다. 그런데 그림을 잘 보시면 T2 위의 zone 2 와 zone 3 사이가 대각선으로 표현이 된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온도가 증가하면서 미세조직이 순간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zone 2와 zone 3 두 종류의 미세조직이 동시에 나타나는 공존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T1 이라는 온도는 박막물질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래 이 모델은 순금속을 기준으로 만들었고, 박막이 금속이 아닌 산화물인 경우에는 T1은 0.26 으로 변화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Thornton 이라는 아저씨가 등장합니다. Thornton은 기판온도뿐 아니라 스퍼터링 시에 작업압력을 같이 변화시켜가며 증착시킨뒤 미세조직의 변화를 알아냅니다.
Thornton 아저씨의 Structure Zone Model.
[Thornton,J.A., Ann. Rev. Mater. Sci. 7:239-60 (1977)]
Thornton의 실험결과가 Movchan & Demchisin의 결과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zone T 라는 영역이 새로 생긴것 입니다. 그리고 작업 압력(Ar의 압력)이 변수가 되어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zone 의 영역이 위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거죠. 작업 압력이 매우 낮을 경우에는 평균자유행로가 길어지기 때문에 스퍼터링된 입자들이 초기의 에너지를 간직한 채 기판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막 표면에서 충돌에너지가 증가하게 되고 zone 1 의 조직은 변형되어 미세한 섬유상 구조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Zone T 입니다. 나머지 zone 1, 2, 3 은 Movchan & Demchisin의 모델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Zone 1 은 다공성의 주상정을 가지고 있고, Zone 2는 치밀하게 성장한 주상정, Zone 3은 재결정 되거나 결정성장이 일어난 큰 주상정 또는 등축정이 나타나며, 이들의 생성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구분해 놓습니다. 이것이 Zone Model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Thornton의 Structure Zone Model 입니다.
후에 Messier 라는 아저씨는 박막이 성장하는 도중에 기판 바이어스 등에 의해 가해지는 이온충돌 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적용합니다.
이거시 Messier에 의해 수정된 Zone Model.
[R. Messier, A. P. Girl and R. A. Roy, J. Vac. Sci. Technol., A2, 500 (1984)]
Messier 가 제시한 이온충돌 효과는 Thornton의 증착 모델에서 zone T와 zone 1의 영역 분포를 변화시킵니다. 박막의 표면에 이온들이 강하게 충돌하면 resputtering이 발생하게 되고, 또 박막 표면의 에너지를 증가시켜 표면원자의 확산을 용이하게 만듭니다. 그에 따라 박막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면서 zone 1 의 영역이 축소되는 것을 알아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본래 zone 1 에서 온도가 증가해야 zone T 영역이 나타나는데 Messier의 실험은 zone 1 영역에서 온도는 그대로 두고 기판 바이어스 전압을 높여 이온충돌을 증가시켰더니 zone T 가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즉, 이것은 이온충돌효과가 온도를 증가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는 뜻이 됩니다. 사실 이온충돌 효과는 기판온도와 더불어서 꽤나 많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앞의 바이어스 스퍼터링에서 설명드린 것 처럼, 바이어스가 기공이 없는 치밀한 박막을 형성한다는 것도 결국 온도 증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죠. 그렇게 Messier는 Thornton의 zone 모델에 이온충돌 효과를 추가한 새로운 zone model을 만들어 내면서 박막의 미세조직을 좀더 쉽게 제어가능한 변수 하나를 추가합니다.
박막의 Structure Zone Model은 이 후에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타겟의 종류를 바꾸고, 제어 가능한 변수를 추가하고 조절해가며 연구가 되었고, 다양한 Zone Model 들을 만들어 제시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위의 Thornton 이 제시한 4개의 zone이 기본이 되고 그 영역 범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책들에서도 Thornton의 모델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to be Continued...
다음편에 Thornton 모델을 좀더 자세히 뒤집어 봅시다...;ㅁ;
...by 개날연..
성장과 미세조직 부분은 보통 이론적인 설명이 주가 되기 때문에 재미는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처럼 미세조직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은 제외하구요.. -_ -
가능한 흐름을 끊지 않고 한편으로 하고는 싶었습니다만,
그릴 그림도 복잡한데다 많아지고, 각 그림마다 설명도 따로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너무 길어지는 감이 있어서 우발적으로 두편으로 나눕니다... -_ -
대신 나머지편은 이번주 내로 올라갑니다람쥐. -_ -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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