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공학으로의 응용

   일반적인 진공의 모습과 사용환경이 아닌 과학이나 공학에서는 진공이 어떻게 사용되고 응용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먼저 진공은 압력차를 만들어 큰 힘을 발생시킬 수 있고, 음식이나 제품표면의 수분을 빠르게 제거하고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여 변질없이 오래 보관을 가능하게 하며, 극도의 청정한 환경을 만들어 고순도의 물질 및 반도체 제조를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재료, 전기, 전자, 기계, 식품 관련 외에도 의약, 우주 등 광범위하게 응용이 가능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많은 공학적 응용을 다 다룰 수는 없으므로, 앞으로 말하고자 하는 박막제조에 적용하기 위한 진공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보도록 합시다.


   우리가 진공을 박막에 이용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위적으로 진공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 장소가 실험실이든 공장이든 간에 진공은 챔버(chamber)라고 부르는 밀폐된 용기 내에서 만들어지고, 챔버안은 기체분자나 수분이 없는 극도로 깨끗한 공간이 됩니다. 바로 이 '깨끗함' 혹은 '청정' 이 진공이 가진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죠. 이것 때문에 우리는 높은 집적도를 가져야 하는 반도체를 불순물 없이 제조할 수 있습니다. 진공증착으로 박막을 제조할 때에 진공상태로 인해 물질의 증발을 촉진시킬 수 있고, 박막의 표면을 고순도로 유지할 수도 있죠. 박막 제조법 중 하나인 스퍼터링법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킬 때 방전을 유도시키고 이온화를 가속시킬 수 있으며, 기체의 이동거리인 평균자유행로를 길게 해서 박막의 증착 효율을 높이고 박막과 기판의 밀착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박막의 물리적 특성을 제어할 수도 있고, 다른 물질의 존재를 원천적으로 방해하여 화학적 평형상태를 오래 유지시킬 수도 있죠. 이러한 박막의 제조 뿐 아니라, 박막의 특성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표면분석이나 질량분석 등의 장비에서도 진공은 필수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들은 나중에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테니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by 개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