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진공 이야기를 할때 토리첼리의 실험 이야기( http://marriott.tistory.com/21 )를 했었습니다. 그 글을 쓸 당시에는 이정도만 써도 충분하겠지.. 라는 생각에 그냥 빼놓고 다루지 않은 내용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토리첼리의 2차 실험입니다. 사실 토리첼리의 실험에 관한 이야기들은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1차 실험 이야기만 담겨 있고, 그 이후 2차 실험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본래 정식 역사책에 기록된것도 아니고 과학사에 전해오는 이야기니까 약간씩 차이도 있을 수 있고, 재미를 위해 조금 부풀려진 부분도 있을테니 그냥 그러려니 하시면 되겠습니다. -_ - 어쨌든, 이 덕분인지 몰라도 토리첼리의 실험으로는 그 빈공간이 정말로 진공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된다 또는 내부에 다른 뭔가가 있을수도 있지 않느냐 등등의 의문들이 있기도 하죠. 굳이 엄밀히 따진다면 그 내부에는 약간의 수은기체가 존재했을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분자나 원자등의 개념자체가 없었고, 아시듯이 완벽한 진공은 지금도 만들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내부에 수은이 기체상태로 존재한다고 하면 수은의 증기압을 같이 고려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상온에서 수은의 증기압은 10-3torr 정도 되기 때문에, 만약 그 빈 공간에 수은기체가 가득차있다고 하면 그곳은 적어도 10-3torr의 진공은 유지된다고 봐도 되겠죠. 로터리 펌프로 뽑을 수 있는 진공도가 10-4torr 정도 이므로 그정도면 진공이라 부르기에 모자라지는 않는듯 하군요..-_ - 어쨌거나.. 그때 미처 못했던 토리첼리의 2차 실험 이야기를 늦었지만 해 보겠습니다.
토리첼리의 1차 실험 후, 당시 사람들도 수은 위에 생긴 빈 공간에 대해 의문을 가졌습니다. 정말로 저 빈 공간에 아무것도 없는것인가, 그걸 어떻게 믿냐 하는거죠. 그래서 토리첼리는 또 하나의 실험을 생각해 냅니다. 1차 실험에서의 수은과 물로 했던 각각의 실험을 하나로 합치는데, 먼저 용기내에 수은을 넣고 그위에 다시 물을 넣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밀도가 높은 수은은 아래로 가라앉아 물과 뚜렷한 층을 형성하게 되죠. 그리곤 1차 실험에서 한 것과 똑같이 수은을 가득 채운 유리관의 입구를 수은에 잠기도록 하고 마개를 제거합니다. 그렇게 하면 다 아시겠지만 수은은 유리관을 빠져나오다 멈추면서, 위쪽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토리첼리의 2차 실험 준비완뇨
준비물 : 1차 수은실험 + 물 한양동이
(혹시 모르니, 물의 무게에 의한 영향은 일단 무시하자)
여기서 토리첼리의 얄미운 천재성이 다시 발휘됩니다. 이 상태에서 유리관을 들어올려 유리관 입구가 물속으로 오게 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은과 물의 밀도차에 의해, 유리관 안의 수은은 모두 빠져나오면서 그와 동시에 물은 유리관 내부로 들어가며 유리관을 가득 채우게 됩니다. 그런데 물은 수은과 달리 지상 10m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1차 실험의 76cm 높이부터 생겼던 유리관 안의 빈 공간까지도 모두 물로 채워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만약 수은으로 인해 생겼던 빈 공간이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아니라 '어떠한 기체'가 존재했다면 기체에 의한 '압력'이 존재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압력 때문에 물은 그 빈공간을 가득 채울 수 없습니다. 기체의 부피만큼 공간이 남게 되겠죠. 그러나 그러한 공간없이 모두 물로 바뀌어졌고, 그래서 토리첼리는 그곳이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었단걸 증명합니다.
유리관을 들어올리면 유리관 안의 수은이 물로 교체되면서 빈 공간까지 모두 채워진다
개인적으로 정말 천재성이 돋보이는 실험이라 생각한다.
이 토리첼리의 원리를 이용한 수은 진공계(또는 압력계)가 있는데 액주형 진공계((liquid column manometer) 중의 하나로 보통 U자관 압력계 라고도 부릅니다. 실제로 U자로 구부러진 가는 유리관 내부에 수은이 담겨있는 구조인데, 한쪽은 기준압력으로 특정한 압력이 유지되고, 다른 한쪽에서 펌프로 배기를 하죠. 기준압력쪽은 보통 대기압으로 맞춰져 있거나 수은의 증기압인 10-3torr 의 진공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 배기가 시작되면 압력차이로 인해 양쪽 수은의 높이가 변화하게 되는데, 기준압력이 대기압이면 높이차 h 를 읽고, 기준압력이 진공으로 되어있다면 측정압력쪽 수은이 위치한 눈금을 읽어서 진공도를 알 수 있습니다.
수은이 들어가있는 액주형 진공계
수은의 높이차가 생겨 압력을 알 수 있다
수은 진공계는 요즘엔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리관으로 되어있어 깨지기도 쉬운데다가 몸에 좋지않은 수은이 들어있고, 눈금을 읽어야 하므로 측정자마다 편차가 크며 미세한 진공측정은 어려워 사용하기에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근데 저는 이걸 만들어서 써봤다능.. ;ㅁ; 깨지기 쉬우니까 유리가 아닌 투명 호스를 이용해서 만들었지요.. ;;
...by 개날연..
아무래도.. 책 만드는 준비하느라 그닥 신경을 못쓰고 있습니다... ;;
그리고 년초라 출판사들이 워낙 바빠서
개강하면서 배포한다는 계획이 조금 더 걸릴듯 하군요.. ;ㅁ;
제 책은 출판사에서도 돈이 안되잖아요... ;ㅁ;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플라즈마와 박막프로세스 > Supple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공이 샌다 - 기체누설(Leak) #1. (32) | 2013.07.05 |
---|---|
건(Gun)의 내부 모습과 관리 (31) | 2013.05.03 |
표면에너지(Surface Energy) #2 (확장판 -_ -) (17) | 2013.03.23 |
이상기체 방정식 (확장판 -_ -) (4) | 2013.02.11 |
플라즈마 내 전자의 움직임(확장판 -_ -) (16) | 2013.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