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오랜만의, 그야말로 햇수로 1년만의 업데이트 입니다. ;ㅁ; 기초적인 박막관련 내용은 거의 올린 이유도 있고, 이것저것 신경쓰느라 정신 없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사실 다 핑계입니다. -_ - 박막에 대해 더 전문적으로 풀자면 끝이 없겠습니다만, 세세한 측정이나 응용 부분은 보편적이 아닌 여러 변수들의 문제고, 또한 개인의 역할이기 때문에 다루지 않으려 합니다. 우쨌든 그래서, 이번에 나올 이야기는 박막의 '우선성장'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박막에는 우선성장방향(Preferred Orientation)이라는 특성이 쉽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특성의 명칭은 우선성장방위 라고도 하고, 그냥 간단히 우선성장, 우선방향, 우선방위 혹은 우선배향 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용어들은 모두 같은것을 의미하지만 연구자마다 본인이 편하고 자주쓰는 것을 사용하다 보니 자료를 뒤지다 보면 모든 용어가 제각각 난립하며 등장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도 설명하다가 어느것이 등장해도 그러려니 하고 알아듣도록 합시다. -_ -
사실 박막의 특성이라고는 했지만 우선성장은 박막이 아니라 모든 재료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성입니다. 표면과 표면에너지를 다루었던 이야기들에서 결정은 그 방향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다루는 금속이나 세라믹의 다결정 덩어리들은 내부에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진 작은 결정들이 무수히 많이 모인 집합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결정들은 하나하나가 단결정 입니다. 즉, 다결정 덩어리는 단결정의 집합일뿐이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유명한 단결정은 Si wafer 일겁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 같은 보석들도 있죠. 모두 아시듯이 Si wafer는 제조할 때부터 특정한 면의 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면에 따라서 (100)면 wafer, (111)면 wafer 등으로 구분이 되죠. 각각의 방향에 따라 특징이 다르다는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됩니다. Si wafer 의 경우는 하나의 단결정 덩어리가 지름 8inch 이상으로 무척이나 크지만, 일반적인 다결정 덩어리들은 기껏해야 지름 몇 ㎛ 정도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단결정들의 모임입니다. 이러한 작은 단결정들이 (100) 이나 (111) 등의 특정한 방향으로 나란히 배열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제각각 다른 방향을 가지고 무작위로 섞여있다 보니 특정 방향에서만 보이는 재료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고,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특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것을 '등방성(Isotropic)' 이라고 부르죠. 만약 어느 방향으로 특정한 성질이 나타난다면 '이방성(Anisotropic)' 을 갖게됩니다.
이렇게 원자가 배열된 방향으로 전자가 이동하면 쑥쑥 통과하고 좋은데..
이런 방향으로 이동하면 전자의 평균자유행로가 짧아지고 저항이 증가한다
일반적인 측정으로는 거의 티도 안나겠지만.. -_ -
단결정이 가진 전기전도도 이방성
기본적으로 단결정은 이방성이 있습니다. 방향에 따라 원자들의 배열이 다르다보니 그로인해 전기적, 물리-화학적, 광학적, 자기적 성질들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다결정의 경우에는 작은 결정들이 서로 방향이 다르도록 뒤섞여 이방성이 서로 상쇄되면서 나타나지 않게 되는거죠. 그리고 이러한 이방성 특징을 갖도록 결정이 특정한 방향으로 배열하며 성장하게 되면 이것을 바로 '우선성장방향'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정의 형태 및 XRD 측정시 피크 특성(2편에서 좀더 다루도록 하자 -_ -)
단결정 및 다결정의 배열과 XRD 패턴
박막이나 기타 재료들을 XRD(X-Ray Diffraction) 측정을 하면 재료가 우선방향을 갖고있는지 아닌지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분석적인 테크닉이 필요하지만 말이죠. 제가 XRD에 관한 이야기를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이 글을 보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XRD에 관련된 이론을 배웠을거라 생각합니다. 너무도 중요해서 안배울래야 안배울 수가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XRD 측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회절 피크(peak) 들은 그 하나하나가 측정시료 내부에 있는 결정면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피크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 면이 검출되는 수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죠. 그래서 단결정은 하나의 면에 대한 피크가 강하게 나타날것이고, 작은 단결정의 여러면들이 균일하게 섞여있는 다결정이라면 여러개의 피크가 골고루 나타게 될 겁니다( XRD의 기본 reference 는 수많은 다결정 덩어리인 분말로 측정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같은 다결정이라 해도 그것을 구성하는 작은 단결정들의 방향이 랜덤하지 않고 특정한 방향들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때의 XRD피크는 단결정과 같이 특정한 하나의 방향에 대해서 강한 피크를 나타내게 됩니다. 즉, 다결정 재료내의 미세한 단결정들이 한쪽 방향으로 나열되면 이방성의 특징을 나타내고, 바로 앞에서 말한 '우선성장방향' 을 갖게되는거죠. 그리고 박막은 벌크재료에 비해 이러한 우선성장특성이 아주 쉽게 나타납니다.
물체의 곡면에서 원자들의 배열을 확대하면 불규칙한 계단(step)형태를 나타낸다.
때문에 방향에 따라 표면에너지가 모두 다르다.
그럼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전에 왜 박막에서 우선성장이 쉽게나타나는지 한번 다루고 넘어갑시다. 결정의 성장은 액상내에서 핵이 생성되어 고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핵의 성장과 연속된 박막의 형성' 에서 간단히 언급을 했었는데요, 이때의 핵과 성장하는 모양은 구형이라고 가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형이 아닙니다. 원자들의 결합하는 모양 때문에 표면을 원자단위로 확대해서 들어가보면 핵과 액상(또는 기상)의 경계는 구형이 아닌 판판한 면이나 스텝(step)으로 이루어져 있죠. 이것은 비록 초기에 구형으로 성장하는 입자들이라 해도 세밀하게 구분하면 방향에 따라 표면에너지가 모두 다르다는것을 의미합니다.
예전 언젠가 찍어올렸던 결정면들의 방향.
우측은 (111)면과 (100)면 만을 예를 들어 강조... 할거까진 없었던거 같다 -_ -
그리고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위 그림처럼 핵이 성장하는 초기에 (111)과 (100) 면을 가진 어떤 결정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점점 성장한다고 해봅시다. 그리고 두개의 면 중 표면에너지는 (100)면이 더 크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는 것은 (100)면은 에너지적으로 불안하다는 뜻이고, 반응속도도 더 빠르다고 할 수 있겠죠. 즉, 결정이 성장하는 속도가 (100)면이 (111)면보다 더 빠르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결정은 (100)면과 (111)면이 동시에 균일하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00)면의 성장속도가 빠르면 계속 먼저 성장하며 커질것 같지만, (111)면의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인해 (100)면의 면적은 성장하면서 점점 좁아지고 결국에는 없어지게 됩니다. 속도가 느린 (111)면만 남게되죠. 그래서 서로 다른면이 동시에 성장하게 되면 불안정한 면은 빨리 성장하지만 먼저 소멸되고, 느리게 성장하는 안정한 면이 마지막에 남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111)면보다 (100)면의 성장속도가 더 큰 결정의 경우
속도는 빠르지만 성장하면서 (100)면의 면적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결국 최종적으로 (111)면이 안정하게 남게됨
액상 내에서 수많은 핵이 다발적으로 생기고, 그 모든 핵들이 나중에 (111)면만 남게된다면 그 결정 덩어리는 (111)면들의 집합이 될겁니다. 그리고 결정들이 (111)면을 한쪽으로 바라보고 배열한다면 우선성장이 나타나게 되겠죠. 그러나 사실상 우선성장 방향은 굳이 이렇게 (111) 면만 남을 필요없이, 어느 면이 남든 (111)면쪽 방향이 한쪽을 향해 배열이 되어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예를 든 것은 결정이 성장하다보면 불안정한 면은 사라지고, 안정한 면이 남는다는걸 같이 강조하기 위한 예로 보시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내용을 박막쪽에도 적용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물론, 벌크 재료들은 특별히 방향을 제어하지 않는 이상, 모든 면이 랜덤하게 배열되기 때문에 일반적 조건에서는 우선성장이 없는 등방성 조직을 보이게 됩니다.
박막 형성 초기에는 여러 방향의 결정이 동시 다발적으로 성장한다.
아래쪽은 기판으로 막혀있고, 좌우로는 다른 결정과 만나므로 수직으로만 성장
한마디로 그림은 대박이다
박막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위에서 들었던 예는 액상내에서 고상의 핵이 생성되고 성장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고, 때문에 구형이며, 360°방향으로 3차원적 모습으로 커져나가는 성장모델 입니다. 그러나 박막은 한쪽이 기판으로 막혀있습니다. 그래서 성장이 가능한 방향은 180°로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장 자체가 구형이 되질 못하고 땅에서 대나무가 올라오는것 처럼 처음부터 한쪽으로 방향성을 나타내며 주상정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면서도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장시에 불안한 면은 없어지고 안정한 면이 남아서 성장하게 되므로 애당초 우선성장이 쉽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우선성장은 단순히 이러한 표면에너지 차이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박막이 아니라 주조조직에서도 거의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형벽으로부터 응고되면서 내부를 향해 수직으로 성장하는 고상은 주상조직을 가져 우선방향 특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주조 조직은 열에너지의 흐름 방향과 과냉각 등의 온도구배, 용융금속의 순도, 핵생성 자리 및 수, 용융금속의 흐름 등에도 영향을 받게됩니다.
아무래도 2편으로 나눠야겠습니다... ㅠㅠ
to be continued...
...by 개날연..
나 아직 죽지않았어 - _-
근데 오랜만에 쓰다보니 내용이 어째 정리가 안된 느낌이... ㅠㅠ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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