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안정하게 전체적으로 항상 중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국부적으로는 중성이 아닐 수 있으니 준중성 상태라고 부르죠. 본래 이온이나 전자들의 위치는 고정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우며, 게다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이 전해지면 순간순간 전기적 중성에서 벗어나는 일은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전기적 인력이 작용하여 다시 중성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플라즈마 내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수도없이 반복되고 있죠. 전기적 중성을 유지하려는 성질. 이것 때문에 나타나는 플라즈마의 재미있는 특성이 하나있는데요, 바로 플라스마 진동(plasma oscillation) 이라 부르는 놈 입니다.
플라즈마 진동의 형태는 무척이나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순간 어떤 이유로 인해 플라즈마에 전기장의 변화가 생겨서 전자들이 한쪽으로 이동했다고 해봅시다. 전기적 중성에서 벗어난 불안정한 플라즈마는 다시 중성 상태로 돌아오려 하겠죠. 그런데 이온은 크고 무겁습니다. 전자는 작고 가볍죠. 당연히 이온이 전자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전자가 이온쪽으로 끌려올겁니다. 전기적 중성이 되는 지점을 향해서 말이죠.
중성의 플라즈마(왼쪽 그림)에 어떤 이유로 중성이 깨지면서
전자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일(오른쪽 그림)이 발생하면...
전자들은 중성을 맞추기 위해 양이온쪽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무척이나 빠른속도로 오는 전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 되는 지점에 도착했다고 그순간 딱- 멈추는것이 아닙니다. 운동력에 의한 관성을 고려해야죠. 그래서 전자는 중성이 되는 지점을 지나쳐서 어느정도 더 이동해 가고, 전기적 중성은 다시 깨집니다.
근데..전자의 속도 때문에 모두 함께 관성을 외치며 처음 부분을 지나쳐버림..
보통 Overshooting 이 일어났다고 표현한다.
플라즈마는 그렇게 지나쳐간 전자를 다시 이온쪽으로 끌어와서 전기적 중성을 맞추려 합니다. 전자는 역시 매우 빠른 속도로 이온을 향해 되돌아 오게 되죠. 그런데 마찬가지로 중성이 되는 지점에 딱 멈추질 못하고 그 자리를 지나쳐 버리게 됩니다. 그리곤 다시 이온을 향해 다시 되돌아가고를 반복합니다. 왔다갔다..시계추 같은 진자운동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이런식으로 플라즈마는 중성을 맞추기 위해 내부에서 전자의 덩어리들이 빠른 속도로 진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플라즈마 진동(plasma oscillation)이라 하고, 전자들이 초당 몇번이나 왔다갔다 하는가를 플라즈마 진동수(plasma frequency) 라고 합니다. 이때 진동수는 전자의 수가 증가할 수록 같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다시 중성맞추려 돌아오려 하고..
또 못멈추고 관성을 외치며 지나침... 이걸 계속 반복.. 와리가리..
이 똥개훈련 같은것이 플라즈마 진동
플라즈마 진동은 전기장의 변화를 감지해 스스로 중성을 유지하려는 독특한 플라즈마의 성질 때문인데요, 이로인해 플라즈마는 전기장을 차폐시킬 수 있는 성질을 가지기도 합니다. 전기장(또는 전자파)이 진행하다가 플라즈마를 만나게 되면 플라즈마 진동 때문에 전기장은 플라즈마 내로 침투하지 못한다는 거죠. 그런데 플라즈마 진동수보다 외부 전기장의 변화(진동수)가 더 크면 플라즈마는 전기장을 차폐하지 못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RF 의 13.56MHz 같은 외부 전기장이 주어져도 보통 플라즈마 진동수는 그보다 훨씬 큰 값을 가지기 때문에 RF의 전기장에 따라 반응하여 움직이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외부 전기장의 변화가 플라즈마 진동수보다 더 크면, 플라즈마내 전자들의 움직임은 워낙 빨리 바뀌는 전기장을 따라가지 못해 대응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 현상은 멀리 우주 밖으로 전파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주파수를 사용해야 하는가를 말해주기도 합니다. 지구 대기권 상층부에 있는 전리층에는 태양풍에 의해 발생된 플라즈마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전리층 플라즈마 진동수보다 낮은 진동수의 전파를 사용하면 플라즈마 진동이 전파 신호를 차폐하거나 반사시켜 버리게 되어 우주로 신호를 보낼 수 없게 되겠죠. 플라즈마보다 높은 진동수의 전파를 사용하면 전리층을 뚫고 지나갑니다. 근데 이 부분은 내 전공이 아니라서 직접 해봤어야 알지.. -_ -
우하하 움직이는 gif 팬서비스~
보통 플라즈마 진동은 전자의 움직임만을 두고 이야기 합니다. 물론 이온도 전기장에 의해 진동을 하지만 이온은 워낙 무겁기 때문에 전자에 비해 진동수가 너무 낮아서 고려하는 경우가 드물죠. 그리고 짐작하시겠지만, 플라즈마 진동을 할때 전자가 움직이는 범위는 디바이 길이(Debye length)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디바이 길이를 벗어난다는 것은 플라즈마 상태가 깨진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그래서 플라즈마 진동은 사실상 디바이 차폐 이야기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전기적 중성을 유지하려는 플라즈마의 같은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떼어놓고 볼 수가 없죠. 플로팅 전위(floating potential)도 형태는 좀 다르지만 원인은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게시물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은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방전기체가 기존에 알지 못하던 새로운 특성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1800년대 패러데이(Michal Faraday, 1791~1867)나 크룩스(William Crookes, 1832~1919)의 연구로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자의 형태 및 전자들의 존재 조차 알지 못하던 시기, 기체내에서 도대체 무슨일이 무엇때문에 일어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크룩스 이후 수십년 후, 미국의 랭뮤어(Irving Langmuir, 1881-1957)는 방전 기체내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진동현상을 발견합니다. 그는 연구끝에 이것이 이온과 전자들이 중성을 유지하기 위해 집단으로 움직이는 현상임을 밝혀내고, 이들 이온화되고 집단거동을 하는 중성 기체에 이름을 붙입니다.
플라즈마(plasma)
플라즈마 발견과 플라즈마 연구의 시작. 그것이 플라즈마 진동 입니다.
...by 개날연..
근데 대체 플라즈마 이야기를 왜 뜬금없이 지금 하는거지.. -_ -
더워요 더워요 더워요 더워요
더워 더워 더워 더워
cibal the war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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