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기판의 세척을 모두 끝내셨습니까? 그런데 기판이라고 하면 흔히 얇고 넓적한 형태의 시편을 의미합니다. 또한 복잡한 전기 회로가 그려져있는 회로기판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그런 형태나 그런 용도로만 박막을 형성하지는 않죠. 다양한 형태와 실험자가 의도한 특정한 목적을 갖고있기 때문에 판형이 아니라 구형, 봉형 등의 벌크 형태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기판이라는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용어보다는 '시편'이라는 용어를 쓰겠습니다.
그래서, 시편의 세척을 모두 끝내셨다면 이제 챔버안에 장착을 해 봅시다. 챔버의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에 시편을 장착하는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크게는 시편을 교체할 때 마다 챔버를 통채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배치식이 있고, 챔버옆에 보조챔버인 로드락 챔버(Load lock chamber)가 달려서 챔버의 진공을 유지한채 시편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것은 실험실마다 주어진 장비에 맞춰서 쓰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챔버 속도 다르죠. 챔버 안을 보면 시편이 위쪽에, 타겟이 아래쪽에 설치된 경우가 있고, 그 반대로 시편이 아래에 놓이고 타겟이 위에 달려 플라즈마가 아래를 향해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알아봅시다. 그러나 먼저 말해놓을 것은 두가지 방법 모두 성능의 차이는 없습니다. 플라즈마가 아래에서 위로 발생한다고 더 높이 올라갈 것도 아니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고 더 빨리 내려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에 대한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이러한 설계 차이의 주요 이유는 보통 시편을 어떤것을 사용하냐에 따라서 발생합니다.
시편을 아래에, 타겟을 위에다 놓으면 시편의 형태나 모양등의 제약이 없어집니다. 시편이 판형이든, 구형이든, 사각형이든 그냥 바닥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입체적인 형태에서 모든면을 골고루 증착하고 싶으면 그저 방향만 바꿔가면서 증착하면 됩니다. 사실상 대단히 편리하죠.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따져보면 '중력' 이죠. 챔버내에는 아무리 진공을 잘 잡는다 해도 어디선가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작은 입자나 미세먼지, 불순물들이 떠다닙니다. 그런것들이 시편위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증착중에 타겟에서 떨어져나온 불순물들, 특히 반응성 스퍼터링을 할때 타겟표면에서 혹은 플라즈마를 통과하면서 형성된 산화물이나 탄화물등이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시편을 오염시킵니다. 만약 반도체 회로 기판에서 이런일이 일어나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막기위해 기판들을 위에 장착하고 타겟을 아래로 내려서 쓰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문제를 야기시키는데, 시편의 모양과 형태에 큰 제약을 받게 됩니다. 그 시편을 위쪽에 장착할 수 있도록 각각의 시편에 딱 맞는 홀더(holder)나 지그(jig)를 별도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한가지 형태의 시편을 쓴다면 상관없지만, 다양한 시편을 가지고 실험하려면 실용적인 면에서 대단히 불리해 집니다. 또한 앞과는 반대로 불순물들이 타겟표면에 쌓여 타겟을 오염시키고 아크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치는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 보다는 내게 있어서 어느것이 적당하냐 아니냐의 선택의 문제가 큽니다. 양쪽의 문제를 모두 고려해서 타겟과 시편의 위치가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마주보게 설치한 것도 있습니다만, 아주 미세한 불순물 입자의 경우에는 중력의 영향 보다는 스퍼터된 입자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서 그리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쨌든 결국엔 정해진 규격이나 방법은 없다는 겁니다.
챔버내에 시편을 장착하면서 몇가지 확인할 것이 있겠죠? 스퍼터 장비의 세팅입니다. 보통은 시편을 세척하면서 세팅은 이미 되어있을 겁니다. 제일 우선적으로 중요한것은 각 부분의 파워가 제대로 들어오는지, 사용할 가스의 양과 들어오는 압력은 충분한지, 냉각수는 제대로 흐르고 있는지를 봐야하겠죠. 많은 경우 각 부분의 개폐밸브들은 가스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밸브작동용 가스가 부족하면 대단히 곤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컴프레셔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전자기적으로 작동하는 밸브도 있습니다. 냉각수도 마찬가지로 결코 확인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보통은 자체 쿨링펌프를 가동시켜 냉각수를 순환시키지만, 그것이 없는 경우 수도관에 그대로 연결해서 쓰기도 합니다. 연구소든, 학교든, 회사든.. 단수 정보를 잘 알아보고 단수 안될때를 잘 골라야 합니다. -_- 물론 예고없는 단수도 있죠. 특히 디퓨전 오일 확산펌프를 쓰고있는데 냉각수가 끊겼다? 겪어본 입장에서 이건 끔직한 일이 발생합니다. - _- 우리는 자체쿨링 펌프가 있어서 단수와 상관없다? 정전 되어보십시요 -_- 쿨링펌프 안돌아가면 그게 그겁니다. 역시 겪어본 입장에서, 오밤중에 옥상에서 달보며 목놓아 울부짖는 기분을 만끽해 봅시다.
각 장치들의 세팅이 이상없다고 생각되면, 챔버내에 시편을 넣고 진공을 빼봅시다. 그야말로 글쓰기 시작한지 2년만에 작동을 시키는군요. 감격스럽습니다...;ㅁ; 앞쪽에서 한번 나왔던 그림이라 날로 먹습니다만, 대부분의 스퍼터 장비는 기본구성이 아래 그림과 같이 되어 있을겁니다.
스퍼터링 시스템에서 밸브는 기본적으로 최소 3개는 달려있습니다. 1차 펌프 러핑밸브인 RV(Roughing Valve), 고진공밸브인 HV(High vacuum Valve), 그리고 1차와 2차 펌프를 연결하는 FV(Foreline Valve) 의 3개죠. 주의할 것은 작동중에는 이 3개의 밸브중 RV 와 HV 는 동시에 열려서는 안됩니다. 압력이 높은 1차 펌프 쪽 기체가 압력이 낮은 2차 펌프쪽으로 순간적으로 역류해서 치고들어 올 수가 있습니다. 터보 펌프같은 경우 심하면 블레이드에 손상을 줄 수도 있죠. 비록 실수로 이런일이 일어났을 경우를 대비해서 밸브 차단장치들을 달았다고는 해도 그걸 믿고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선적으로 사용자가 언제나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죠. 최소한 이것만 지켜줘도 펌프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상당수는 막을 수 있습니다.
시편을 장착하고 챔버를 닫았으면 이제 진공펌프를 작동시켜 봅시다. 먼저 1차 펌프인 로터리 펌프를 작동시킵니다. 그리곤 챔버와 연결되어 있는 RV(Roughing Valve) 를 열면, 탱크 지나가는 듯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챔버내의 진공이 빠질겁니다(1차로 진공 잡는것을 러핑한다고도 표현합니다). 이때 로터리에서는 기체가 빠지면서 간혹 냄새나 연기가 날 수 있습니다. 진공이 제대로 잡히는가 진공게이지를 확인하면서 게이지의 수치가 제대로 변하는가도 꼭 봐야 합니다. 만약 평소보다 속도가 느린듯 하거나 소리가 다르다 싶으면 바로 의심나는 부분들을 확인해야 하죠. 그렇게 진공이 어느정도 잡히면 로터리의 소리가 조용해 질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장비를 오래 써본 사람은 로터리의 소리만 듣고도 현재 진공도가 얼마인지 거의 맞출 수 있습니다. 달인이 되어간다는 소리죠.
챔버의 용량과 로터리의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몇분에서 몇십분이 걸리면 10-3 torr 까지는 진공이 떨어집니다. 로터리의 한계는 최대 10-4 torr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로터리로 먼저 가능한 많이 뽑으면 뽑을수록 좋겠지만, 그정도 뽑으려면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적당히 진공이 잡히면 다음 2차 펌프로 넘어가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그렇게 1차 진공이 잡혔으면 RV 를 잠그고 FV 를 열어 2차펌프 내부에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기체를 먼저 빼줍니다. 그렇지 않고 HV를 먼저 열게되면 이것들이 순간적으로 챔버 내부로 역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V를 열고 2차펌프내의 기체를 뺀 다음, 그리고 나서 2차펌프를 작동시키고 HV를 열면, 또 약간의 소음과 진동을 동반하며 진공이 급격히 떨어지게 될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미리 알고있어야 할 점은, HV 를 열기전에 2차펌프로 사용하는 오일확산펌프든 터보펌프든 미리 예열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HV를 여는 순간 바로 최적의 능력으로 진공을 빼야 하기 때문에 터보도 미리 충분히 최고치로 회전중에 있어야 하고, 오일확산펌프도 충분히 가열되어 있어야 합니다. 만약 2차펌프가 예열 안된 상태에서 HV 가 열려버리면 진공잡을 능력이 없어서 기껏 잡은 진공도가 깨져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1차로 러핑을 하는 도중에 2차펌프를 미리 작동시켜놓거나, 아니면 러핑 후에 RV 닫아서 진공도는 그대로 유지시키면서 2차펌프를 충분히 예열시킨뒤에 HV 를 열어야 한다는 거죠. 터보라면 몰라도 오일확산펌프의 경우는 예열 시간이 보통 30분 이상씩 걸리기도 하니까, 시간 배분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는 우리가 원하는 고진공으로 향해 가봅시다. 챔버내 진공이 10-4 torr 아래로 내려가면 피라니게이지 같은 저진공 게이지는 작동을 멈추거나 에러표시가 뜨게 될겁니다. 그러면 고진공용 이온게이지를 작동시켜 간간히 진공을 확인하면 되겠습니다. 필라멘트형 이온게이지는 필라멘트 수명이 있으니 확인후 바로 끄는것 잊지 맙시다(시간설정 기능이 있어서 몇초 작동되면 알아서 꺼지는 장치도 있더군요). 그렇게 진공을 뽑다보면 비록 펌프 종류와 성능에 따라 진공 정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터보나 오일확산펌프 라면 대부분 10-6 ~10-7 torr 까지는 떨어질겁니다.
만약 진공이 제대로 안잡힌다면 실험자는 그 즉시 생각하면서 판단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펌프의 성능은 정상이고 제대로 작동중인가? 혹시 어디서 밸브가 안잠겼는가? MFC 를 통해 가스가 유입되는건 아닌가? 챔버나 밸브부분 어디서 새는 부분(leak)는 없는가? 그것도 아니면 시편이 가스방출이 심한 시편인가?(나무나 섬유질, 스폰지, 일부 폴리머 재질 같은걸 넣으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가스가 나와서 진공이 안빠집니다) 기타 오염이 있는건 아닌가? 등등..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만약 해결 불가능하다 여겨지면 바로 장치를 멈춰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건 내부 실링이 잘못되어 건에서 부터 냉각수가 유출되면 수분이 내부로 유입되면서 진공이 깨집니다. 혹은 챔버 내부에 습기가 차있으면 그 습기들로 인해 한동안 진공이 빠지질 않죠. 챔버벽 오염은 많은 사람들이 간단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생각외로 심각한 문제를 줍니다. 챔버내에 떠다니는 기체분자는 펌프를 작동시켜 제거가 가능하지만, 챔버벽에 흡착된 수분이나 다른 불순물들은 어지간한 진공으로는 제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챔버벽이 오염되어 있으면 수분흡착은 더욱더 잘 일어나죠. 그래서 이걸 제거하려고 챔버벽에 통채로 열선을 감아서 챔버벽의 온도를 몇백도까지 올리면서 진공을 뽑기도 합니다(이 작업을 베이크아웃 bakeout 이라고도 하죠).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 챔버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찌보면 진공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는 최종적으로는 수분(수증기)과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챔버내에서 진공을 빼낼수 있는한 빼냈다 해도 그안에는 많은 잔류가스가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의 대부분은 아마도 챔버 벽에 흡착해 있던 수증기 일겁니다.
그래서, 시편의 세척을 모두 끝내셨다면 이제 챔버안에 장착을 해 봅시다. 챔버의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에 시편을 장착하는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크게는 시편을 교체할 때 마다 챔버를 통채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배치식이 있고, 챔버옆에 보조챔버인 로드락 챔버(Load lock chamber)가 달려서 챔버의 진공을 유지한채 시편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것은 실험실마다 주어진 장비에 맞춰서 쓰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챔버 속도 다르죠. 챔버 안을 보면 시편이 위쪽에, 타겟이 아래쪽에 설치된 경우가 있고, 그 반대로 시편이 아래에 놓이고 타겟이 위에 달려 플라즈마가 아래를 향해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알아봅시다. 그러나 먼저 말해놓을 것은 두가지 방법 모두 성능의 차이는 없습니다. 플라즈마가 아래에서 위로 발생한다고 더 높이 올라갈 것도 아니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고 더 빨리 내려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에 대한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이러한 설계 차이의 주요 이유는 보통 시편을 어떤것을 사용하냐에 따라서 발생합니다.
타겟이 위에 있으면, 시편은 원하는 모양, 형태 아무거나 맘대로 놓을 수 있다.
대신 타겟에서 불순물이 낙하해서 시편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시편이 위에 있으면 특정한 형태만 장착 가능하거나, 각 시편마다 맞는 홀더가 별도로 필요하다.
그러니 알아서 편한걸로 골라 쓰자. 이미 정해져 있다면 별수없다. 그냥 쓰자-_-
시편을 아래에, 타겟을 위에다 놓으면 시편의 형태나 모양등의 제약이 없어집니다. 시편이 판형이든, 구형이든, 사각형이든 그냥 바닥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입체적인 형태에서 모든면을 골고루 증착하고 싶으면 그저 방향만 바꿔가면서 증착하면 됩니다. 사실상 대단히 편리하죠.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따져보면 '중력' 이죠. 챔버내에는 아무리 진공을 잘 잡는다 해도 어디선가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작은 입자나 미세먼지, 불순물들이 떠다닙니다. 그런것들이 시편위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증착중에 타겟에서 떨어져나온 불순물들, 특히 반응성 스퍼터링을 할때 타겟표면에서 혹은 플라즈마를 통과하면서 형성된 산화물이나 탄화물등이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시편을 오염시킵니다. 만약 반도체 회로 기판에서 이런일이 일어나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막기위해 기판들을 위에 장착하고 타겟을 아래로 내려서 쓰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문제를 야기시키는데, 시편의 모양과 형태에 큰 제약을 받게 됩니다. 그 시편을 위쪽에 장착할 수 있도록 각각의 시편에 딱 맞는 홀더(holder)나 지그(jig)를 별도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한가지 형태의 시편을 쓴다면 상관없지만, 다양한 시편을 가지고 실험하려면 실용적인 면에서 대단히 불리해 집니다. 또한 앞과는 반대로 불순물들이 타겟표면에 쌓여 타겟을 오염시키고 아크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치는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 보다는 내게 있어서 어느것이 적당하냐 아니냐의 선택의 문제가 큽니다. 양쪽의 문제를 모두 고려해서 타겟과 시편의 위치가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마주보게 설치한 것도 있습니다만, 아주 미세한 불순물 입자의 경우에는 중력의 영향 보다는 스퍼터된 입자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서 그리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쨌든 결국엔 정해진 규격이나 방법은 없다는 겁니다.
챔버내에 시편을 장착하면서 몇가지 확인할 것이 있겠죠? 스퍼터 장비의 세팅입니다. 보통은 시편을 세척하면서 세팅은 이미 되어있을 겁니다. 제일 우선적으로 중요한것은 각 부분의 파워가 제대로 들어오는지, 사용할 가스의 양과 들어오는 압력은 충분한지, 냉각수는 제대로 흐르고 있는지를 봐야하겠죠. 많은 경우 각 부분의 개폐밸브들은 가스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밸브작동용 가스가 부족하면 대단히 곤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컴프레셔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전자기적으로 작동하는 밸브도 있습니다. 냉각수도 마찬가지로 결코 확인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보통은 자체 쿨링펌프를 가동시켜 냉각수를 순환시키지만, 그것이 없는 경우 수도관에 그대로 연결해서 쓰기도 합니다. 연구소든, 학교든, 회사든.. 단수 정보를 잘 알아보고 단수 안될때를 잘 골라야 합니다. -_- 물론 예고없는 단수도 있죠. 특히 디퓨전 오일 확산펌프를 쓰고있는데 냉각수가 끊겼다? 겪어본 입장에서 이건 끔직한 일이 발생합니다. - _- 우리는 자체쿨링 펌프가 있어서 단수와 상관없다? 정전 되어보십시요 -_- 쿨링펌프 안돌아가면 그게 그겁니다. 역시 겪어본 입장에서, 오밤중에 옥상에서 달보며 목놓아 울부짖는 기분을 만끽해 봅시다.
각 장치들의 세팅이 이상없다고 생각되면, 챔버내에 시편을 넣고 진공을 빼봅시다. 그야말로 글쓰기 시작한지 2년만에 작동을 시키는군요. 감격스럽습니다...;ㅁ; 앞쪽에서 한번 나왔던 그림이라 날로 먹습니다만, 대부분의 스퍼터 장비는 기본구성이 아래 그림과 같이 되어 있을겁니다.
언젠가 등장한거 다시 가져와서 날로먹는 스퍼터링 시스템
스퍼터링 시스템에서 밸브는 기본적으로 최소 3개는 달려있습니다. 1차 펌프 러핑밸브인 RV(Roughing Valve), 고진공밸브인 HV(High vacuum Valve), 그리고 1차와 2차 펌프를 연결하는 FV(Foreline Valve) 의 3개죠. 주의할 것은 작동중에는 이 3개의 밸브중 RV 와 HV 는 동시에 열려서는 안됩니다. 압력이 높은 1차 펌프 쪽 기체가 압력이 낮은 2차 펌프쪽으로 순간적으로 역류해서 치고들어 올 수가 있습니다. 터보 펌프같은 경우 심하면 블레이드에 손상을 줄 수도 있죠. 비록 실수로 이런일이 일어났을 경우를 대비해서 밸브 차단장치들을 달았다고는 해도 그걸 믿고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선적으로 사용자가 언제나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죠. 최소한 이것만 지켜줘도 펌프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상당수는 막을 수 있습니다.
스퍼터링 시스템의 기본 펌프와 밸브 구성만 빼서 봅시다
시편을 장착하고 챔버를 닫았으면 이제 진공펌프를 작동시켜 봅시다. 먼저 1차 펌프인 로터리 펌프를 작동시킵니다. 그리곤 챔버와 연결되어 있는 RV(Roughing Valve) 를 열면, 탱크 지나가는 듯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챔버내의 진공이 빠질겁니다(1차로 진공 잡는것을 러핑한다고도 표현합니다). 이때 로터리에서는 기체가 빠지면서 간혹 냄새나 연기가 날 수 있습니다. 진공이 제대로 잡히는가 진공게이지를 확인하면서 게이지의 수치가 제대로 변하는가도 꼭 봐야 합니다. 만약 평소보다 속도가 느린듯 하거나 소리가 다르다 싶으면 바로 의심나는 부분들을 확인해야 하죠. 그렇게 진공이 어느정도 잡히면 로터리의 소리가 조용해 질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장비를 오래 써본 사람은 로터리의 소리만 듣고도 현재 진공도가 얼마인지 거의 맞출 수 있습니다. 달인이 되어간다는 소리죠.
챔버의 용량과 로터리의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몇분에서 몇십분이 걸리면 10-3 torr 까지는 진공이 떨어집니다. 로터리의 한계는 최대 10-4 torr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로터리로 먼저 가능한 많이 뽑으면 뽑을수록 좋겠지만, 그정도 뽑으려면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적당히 진공이 잡히면 다음 2차 펌프로 넘어가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그렇게 1차 진공이 잡혔으면 RV 를 잠그고 FV 를 열어 2차펌프 내부에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기체를 먼저 빼줍니다. 그렇지 않고 HV를 먼저 열게되면 이것들이 순간적으로 챔버 내부로 역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V를 열고 2차펌프내의 기체를 뺀 다음, 그리고 나서 2차펌프를 작동시키고 HV를 열면, 또 약간의 소음과 진동을 동반하며 진공이 급격히 떨어지게 될겁니다.
1차 펌프인 로터리 펌프로 러핑(roughing)을 할 경우의 배기라인
확산 또는 터보 펌프로 고진공을 만들고 유지할 경우의 배기라인
만약 진공이 제대로 안잡힌다면 실험자는 그 즉시 생각하면서 판단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펌프의 성능은 정상이고 제대로 작동중인가? 혹시 어디서 밸브가 안잠겼는가? MFC 를 통해 가스가 유입되는건 아닌가? 챔버나 밸브부분 어디서 새는 부분(leak)는 없는가? 그것도 아니면 시편이 가스방출이 심한 시편인가?(나무나 섬유질, 스폰지, 일부 폴리머 재질 같은걸 넣으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가스가 나와서 진공이 안빠집니다) 기타 오염이 있는건 아닌가? 등등..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만약 해결 불가능하다 여겨지면 바로 장치를 멈춰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건 내부 실링이 잘못되어 건에서 부터 냉각수가 유출되면 수분이 내부로 유입되면서 진공이 깨집니다. 혹은 챔버 내부에 습기가 차있으면 그 습기들로 인해 한동안 진공이 빠지질 않죠. 챔버벽 오염은 많은 사람들이 간단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생각외로 심각한 문제를 줍니다. 챔버내에 떠다니는 기체분자는 펌프를 작동시켜 제거가 가능하지만, 챔버벽에 흡착된 수분이나 다른 불순물들은 어지간한 진공으로는 제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챔버벽이 오염되어 있으면 수분흡착은 더욱더 잘 일어나죠. 그래서 이걸 제거하려고 챔버벽에 통채로 열선을 감아서 챔버벽의 온도를 몇백도까지 올리면서 진공을 뽑기도 합니다(이 작업을 베이크아웃 bakeout 이라고도 하죠).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 챔버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찌보면 진공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는 최종적으로는 수분(수증기)과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챔버내에서 진공을 빼낼수 있는한 빼냈다 해도 그안에는 많은 잔류가스가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의 대부분은 아마도 챔버 벽에 흡착해 있던 수증기 일겁니다.
그리고 다음번은 이렇게 힘들게 기껏 잡은 진공에 아르곤(Ar)을 쳐-_-넣어서 깨버릴 순서입니다. -_-
...by 개날연..
누구도 독촉하지 않는데 왜 원고마감에 쫓기는 작가의 심정이.. -_-
가벼운 몸살이 1주일을 끌면서 앓는 중인데 ..
아... 회가 먹고 싶어...ㅠㅠ 회가...ㅠㅠ
그림 추가 : 2013.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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