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앞에는 작은 공간이지만 잔디가 깔려있습니다.
인도랑 바로 붙어있고, 일부러 편하게 보이려 경계도 없습니다.
그냥 인도를 바로옆에 나란히 잔디밭이 있죠.
사람들은 주변에 오래되어 낡은 건물들과 작은 음식점, 호프집, 치킨집들이 있는 길을 걷다보면
정말 뜬금없이 펼쳐져 있는 녹색의 잔디밭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잔디를 까는것을 무척이나 반대했습니다만
인테리어 하는 분이 이쁠거라고 강조도 하고..
또 내심 동네 분위기 조금이라도 살려볼까 싶어서..
고민고민하면서 깔았습니다.
그리고 여름을 지나고 겨울이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내내 생각한 것이..
내년에는 잔디밭은 기필코 없앨까 싶습니다.
이유는..
처음에 잔디까는것을 반대했던 바로 그 이유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여름에야 녹색이라 보기도 이쁘긴 하지만...
대신 온갖 벌레와 모기들의 서식처가 되었습니다.
잔디밭에 1분만 나가있어도 온갖 벌레에 모기에 물리고..
그래서 밖에 벤치나 의자 갖다놓고 앉아 있을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카페내로 벌레들이 치고들어와서 손님들을 괴롭힙니다.
또 일주일에 한번씩은 물을 주고..
무섭게 자라는 잔디를 쭈그려앉아 깎아줘야만 하고..
그러다 겨울엔 완전히 칙칙해지고
마른 풀 조각들이 날리며 손님들 신발에 묻어 카페 실내로 다 들어옵니다.
신발에 다 뭍혀 들어오고 더렵혀 지는군요.
그러나..
그런것들은 제가 당연히 관리상 해야할 일이므로
그러려니 하고 일하면 그만입니다.
정말 힘든것은..
진짜..
매일 아침에 와서 하는일이
잔디밭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 10개씩은 치우고..
담배각도 두어개 치우고..
때론 맥주캔이나 음료수 병이 나동그라져 있고 ..
젊은 애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심합니다.
나이가 들은 어른일수록
대낮인데도 지나가면서 담배꽁초 툭- 던지고
가래침을 막 뱉고 가질 않나...(꽁초는 줍기라도 하지 침뱉은건 어쩌나 싶네요)
심지어 어떤 인간은 잔디밭에 슬금슬금 오더니 오줌까지 눕니다.
대낮에.. 창가에는 손님도 앉아있는데 말이죠..
솔직히..인간들..
진짜 이따위 밖에 안되는 인간들이 어찌 한동네에 이리 많은걸까 생각이 듭니다..
왜 사람들은 잔디밭을 그냥 잔디밭으로 안보고
개들이 전봇대만 보면 가서 오줌싸는거 마냥..
잔디를 보면 담배버리고 싶어하고 침뱉고 싶어하는걸까.
왜 그런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걸까.
잔디밭 앞 그냥 인도에는 버리지 않으면서
잔디밭에 유독 그런짓을 하고있군요.
카페앞 잔디밭은 인도같은 공공 도로가 아니라
개인 사유지 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따지면 훨씬 문제가 더 복잡한데도 말이죠.
아마도 길거리 인도에 버리면 바로 티가 나니까 그런듯 합니다.
잔디밭 사이로 자신이 버린 담배꽁초나 휴지가 숨으면
자기가 저지른 짓도 같이 숨겨진다고 착각하는듯 합니다.
어찌 인간의 양심이 이리도 저렴할 수 있는지..
그런 스트레스가 매일 매일 와서 너무 힘이 드네요..
이런 일이 일어나는것이 이곳뿐은 아니겠죠..
삭막한 골목을 조금이라도 밝게 해보려 했으나
그저 자신들의 쓰레기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외로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쓰레기로 더 더렵혀 지는 것을 그대로 보고있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잔디밭을 그냥 잔디밭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 너무도 당연한 준비 조차 되어있지 않은듯 합니다.
...by 개날연..
....... 흑... ㅠㅠ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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