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박막의 밀착력(http://marriott.tistory.com/163)' 에서는 스퍼터링 시킨 타겟 입자들이 기판에 어떻게 밀착되어 박막 형태로 붙어 있는지를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밀착은 기계적, 물리적, 화학적 방법들이 모두 섞여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도 힘들고, 그 값을 계산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가 있더라도 우리는 박막을 기판에 어떻게 해서든 단단하고 튼튼하게 붙여야만 합니다. 그러면 사실 해답은 간단하죠. 기계적이든, 물리적이든, 화학적이든.. 그것들이 잘 이루어지게 하면 될 일 입니다. 그렇게 말은 참 쉽습니다. -_- 어쨌든 그래서 이번글은 기존에 한번씩은 설명했던것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특별한것 없이 그냥 한번 편히 읽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보고 밀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기판의 세척' 이라고 대답을 합니다. 조금 광범위하게 말한다면 '전처리'가 되겠습니다. 반복해서 말을 하지만 전처리의 중요성은 박막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적으로 강조하고 언제 어디서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됩니다. 진공을 뽑고, 기판을 자르고, 닦고, 건조시키고, 온도를 올리고, 뭘 하든 간에, 실제 증착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기판과 관련되어 행해지는 모든 작업은 '전처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가 크게 의미를 갖지않고 무심코 이루어지기도 하는 하나 하나의 작업들이 과연 기판의 밀착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판 자체를 먼저 선택해 봅시다. 생각외로 Si wafer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100)면, (111)면의 표면에너지가 다르다는 것을 저의 친절한 설명으로 이제는 아실겁니다. -_- 그렇다면 당연히 밀착력에도 그만큼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Si wafer는 표면이 아주 매끄럽게 경면처리(polishing) 되어있죠. 밀착력은 박막과 기판사이에 접촉면적이 많으면 많을수록 증가하게 되는데 Si wafer 처럼 경면처리 되어있는 것은 접촉 면적이 최소화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Al2O3 같은 세라믹기판, 특히 경면처리가 되어있지 않은 기판을 쓰게 된다면 어지간해서는 박막이 벗겨지는 일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표면적이 워낙 넓어서 반데르발스 힘의 결합만으로도 충분히 붙어있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기판의 표면상태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기판바이어스 방법이 등장한 이후로는, 기판바이어스를 건식 세정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착전에 기판바이어스로 기판에 스퍼터링을 행해서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표면적을 증대시켜 밀착력을 향상시킬 수 있죠. 그렇다고 너무 기판 표면이 울퉁불퉁 하거나 다공성이면 오히려 밀착이 떨어질 수 도 있습니다.
매끈하고 새끈한 기판
기판의 표면적을 증가시키면 밀착력도 증가시킬 수 있다
깊은 다공성의 기판이라서 내부가 채워지지 않으면 오히려 밀착력 감소 -_-
알아서 적당히 맞출수 있어야 한다
그럼 금속 기판은 어떨까요. 만약 FCC 구조를 가진 금속기판 위에 FCC 구조의 금속을 증착한다면 같은 결정구조로 인해 기판과 박막이 화학적 결합이 용이해져 밀착력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FCC 구조에의 기판에 BCC 를 입힌다든가 하게 되면, 또는 (100)면의 기판 표면에 (111)면의 박막 표면이 형성되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결합이 어려워서 밀착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판을 아무거나 쓰진 못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기판에 우리가 필요한 박막을 올려야 합니다.
기판의 불순물은 그야말로 치명적입니다. 만약 작은 불순물 입자 하나라도 있다면 그 부분에서는 박막과 기판이 결합을 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어떤 불순물 입자들은 기판 표면에서 핵 생성조차도 방해합니다. 이것들은 불순물 종류에 의해서도 나타나는 현상이 달라지는데요, 만약 기판표면에 흡착기체 또는 잔류기체가 남아있다면 박막과 기판의 화학적 결합을 방해하고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바꿔버립니다. 때론 잔류기체들이 기판내부에 침투해 있다가 박막이 형성 된 후 어떤 이유로(주로 온도상승에 의해) 방출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기판과 박막 사이에 기체층을 만들면서 박막을 부풀어오르게 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흔히 blister 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기체의 종류가 H2O(수증기) 나 수소(H2)일때 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소같은 경우는 작은 크기때문에 침투력이 강해서 기판의 원자들 사이에 침투해 있다가 나중에 방출되거나, 아예 박막속으로 확산하여 박막 재료에 취성을 유발하고 크랙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수소취성파괴는 박막 뿐 아니라 대부분의 재료에서 매우 골치아픈 존재 입니다.
만약 기판 표면에 기체나 수증기 분자가 흡착되어 있게되면,
증착 중 혹은 사용중에 기체가 팽창하여 박막을 기판과 분리시키며 들뜨게 만들 수 있다.
이 현상은 박막의 응력에 의해서도 발생하므로 구분이 필요함
금속의 취약한 산화물층도 역시 치명적입니다. 애당초 기판이 산화물이라면 모르겠지만, 금속기판에 다른 금속을 입히고자 할때, 기판 표면이 대기중에 노출된 짧은 시간내에 산화가 이루어집니다. 그 몇 nm, 혹은 몇 Å 의 얇은 산화막이 밀착력을 급격하게 감소시키고, 전기전도도 같은 물리적 특성이나 광학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판과 박막 사이에 존재하는 수증기도 간혹 산화물층을 형성하여 악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산화물이라고 다 취약한 것들만 있진 않습니다. Fe2O3 같이 활성적이라 취약한 산화물과는 달리 Fe3O4의 산화물은 안정해서 치밀하고 단단하죠. 알루미늄 산화물인 Al2O3 도 역시 밀착력을 증가시키는 산화물층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밀착력 자체는 증가할지 몰라도 경우에 따라 응력에는 오히려 취약할 수도 있어 크랙 발생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박막과 기판 사이에, 혹은 다층박막 사이에서 박막이 입혀지는 도중이나, 입혀진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취약한 중간층도 박막의 파괴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중간층은 그 특성상 크랙 발생의 주요 요인인데, 중간층 형성 자체를 막지 못한다면 중간층의 두께를 가능한 얇게되도록 제어해야 크랙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유기물의 경우는 뭐라 말 할 수 없이 치명적인데요, 오일에 오염된 부분은 밀착력 저하가 아니라 그냥 증착 자체가 안된다고 보는게 좋습니다. 기판을 손으로 만지게되면 지문 모양으로 증착이 안되는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_ - 죽어라 시편 세척하고 나서 다했다고 손가락으로 턱- 잡고 가져오는 경우를 정말 자주 봅니다. 세척을 하는 이유를 전혀 모르고 했다는 소리입니다. -_ -
이러한 문제들을 다 극복하면서 밀착력이 우수한 박막을 만든다는 것은 역시 어렵습니다만, 밀착력을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것은, 높은 진공도를 당연히 기본으로 한다면 역시 최우선적으로 '온도' 입니다. 기판의 온도를 충분히 올려주면 기판 표면의 잔류기체나 수증기를 제거하여 밀착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온도로 인해 기판 표면에서 증착입자의 이동도를 증가시키므로 기판 모든 부분에 고르게 입자를 분포시켜 접착면적을 증대시키고, 기판에 작은 틈이 있다면 그 안으로도 입자를 이동시켜 기계적 밀착을 이루게 해 주며, 밀도를 증가시켜 치밀한 박막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화학반응을 촉진시켜 화학결합을 형성하거나 확산층이나 중간층을 만들어서 밀착을 극대화 시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기판의 온도는 무작정 올리는 것은 아니죠. 우리가 원하는 기판과 박막의 물성한도 내에서 이루어 져야 합니다. 만약 기판과 박막이 서로 열팽창 정도의 차이가 크다면 냉각되면서 기판과 박막은 붙어있지 못하고 분리 될 겁니다. 또한 온도변화도 서서히 이루어 져야지 급격하게 주게되면 박막 뿐 아니라 기판의 파괴도 발생하여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열팽창에 인한 열응력은 박막 불량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요인중 하나 인데요, 이 부분은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쯤 그림 하나 있어주면 좋을듯 하나 ..
귀차니즘의 발동이 걸렸다 -_-
그리고 증착시간과 인가전력도 어느정도는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같은 두께의 박막을 낮은 전력으로 천천히 시간을 두고 증착시킬 것이냐, 아니면 높은 전력으로 짧은시간내에 증착시킬 것이냐에 따라서도 약간의 차이가 나죠. 전력이 낮으면 증착입자의 에너지가 낮고, 전력이 높으면 증착입자의 에너지도 높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길면 입자가 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시간이 짧으면 입자가 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죠. 그래서 이 부분은 어느게 효과적이다 아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가 입히고자 하는 박막의 조건에 따라 맞춰가야 할 부분입니다. 그 외 인위적으로 밀착력 향상을 위해 적당한 중간층을 형성하는 경우도 많은데, 보통은 연성이나 전성이 좋은 재료들이 사용됩니다. 너무 단단하고 안정한 물질은 확산이 어려워 밀착을 위한 중간층으로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막박 형성 도중에 이온플레이팅이나 기판바이어스 같은 이온충돌효과로 밀착력 향상을 하기도 합니다만, 반도체 등에서는 기판이나 회로손상의 위험이 있으면 사용 하지 않죠. 박막 형성 중이 아니라 일단 박막을 입힌 후에 적당한 열처리나 등을 해서 밀착을 증가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를 전처리의 상대개념으로 후처리라고 합니다. 생각외로 많이 쓰이고 있지는 않은듯 합니다. ^^;
이렇게 많은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박막을 입혔다 할 지라도 사용중에 박막이 벗겨지거나 파괴되는 현상이 흔히 나타납니다. 도대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원인 찾기도 쉽지 않죠. 그 많은 과정의 전처리중 어느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고, 증착과정의 변수나 조건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후처리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으며, 사용조건이 가혹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은 하나일뿐이라도 그와 같은 영향을 주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어느 것 때문이라고 말하기가 무척 어려워 집니다. 그렇게 사실상 기판의 밀착 or 접착은 박막을 형성하기위한 준비에서부터 마지막에 완성된 박막을 꺼내고, 관리하고, 사용되는 환경 까지 모든 부분에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는 박막을 어떻게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든것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사용중의 문제는 없는지, 더 안정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는 없는지 등에 대해서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한 내용들은 어찌보면 정말로 누구나 알고있는 당연한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이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아서 실패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봐오고 있고, 지금도 여전히 같은 이유로 실패하면서 그 이유를 모르고 있는 경우도 흔히 보고 있습니다.
...by 개날연..
어느정도 써놓고 추석연휴 시작 전에 올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이 나타나서 병원도 다니고 하느라 올리는게 늦어졌습니다. -_ -
본래 예민한넘이 알러지땜에 고생도 하고..
늘 겪던 어지럼증이 갑자기 급성으로 심하게 나타나서 앉아있기도 힘들고..
집에 바퀴벌레가 나타나서 바퀴와 전쟁도 하고... 니미 시파 바퀴벌레 ;ㅁ;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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