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들여서 수많은 실험을 반복하여 드디어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적의 변수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박막을 꺼내보니 박막 표면에 딿!!! 예기치 못한 이상한 덩어리가 하나 붙어있다고 해봅시다. 블로워로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라면 별 대수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때로 그것은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동시에, 그것을 없애기 위한 또 다른 연구를 시작하게 해주는 고마운(?) 계기가 됩니다.
박막을 만드는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그러나 이것만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꼭 필요한 이것의 이름은 마땅히 통합되어 불려지지 못합니다. 그 형태와 원인이 다양하므로, 때로는 일반적으로 불순물이나 이물질이라 부르기도 하고, 그 외적인 모양 때문에 힐록(hillock), 크랙(crack)이나 핀홀(pinhole)이라 부르기도 하며, 그냥 먼지(dust)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들의 상당수는 진짜로 '먼지(dust)' 에 의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먼지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먼지입자 하나의 존재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박막에서는 다릅니다. 반도체 박막이라면, 그리고 박막이 얇으면 더더욱 그렇죠. 먼지입자 하나는 바로 '오염'으로 연결되며, 박막의 결함을 발생시키고 품질저하를 가져오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먼지가 있는 부분에서는 소자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고, 형성되었다 해도 전기적 특성을 저하시키고 사용중 단선의 위험도 존재합니다. 반도체 제조용 진공장치는 그 자체가 하이 클래스의 클린룸내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먼지의 존재는 심각합니다. 언제나 강조하고 있지만, 기판위의 먼지가 존재하는 이유는 대부분 전처리나 세척불량 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사용자의 잘못이란 소리가 되죠. -_ -
세척불량으로 기판표면에 남아있는 먼지의 존재는 결함을 발생시키기 충분합니다. 박막 재료나 종류에 따라 먼지 입자 한두개 정도는 박막내로 묻혀 아무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결함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지 자체는 기판과 결합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묻어있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 먼지가 있는 부분은 '밀착력' 이란게 없습니다. 먼지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의 박막을 형성시키면, 먼지 위로는 박막이 밀착력을 갖지 못하여 아예 박막이 입혀지지 않거나, 입혀진 직후 떨어져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박막에는 먼지 크기의 지름을 가진 깊은 구멍이 생기게 되는데, 우리는 이런 형태의 결함을 흔히 핀홀(pinhole)이라 부릅니다. 핀을 꽂았다 뺀 깊은 구멍과 같은 흔적이란 뜻이죠. 물론 핀홀의 발생원인은 매우 다양해서 모두 먼지 때문은 아니므로, 먼지는 핀홀의 원인중 하나로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먼지입자가 꽤 크거나, 먼지들이 뭉쳐있는 경우라면 그 부위 전체의 밀착력을 감소시켜 버리므로 핀홀 정도가 아니라 크랙과 함께 아예 박리가 되기도 합니다.
먼지에 의한 핀홀(pinhole)과 밀착불량에 의한 크랙
박막 표면에 커다란 덩어리 입자로 된 물질이 나타나는 결함이 있는데, 박막과 동일한 물질로 이루어진 것들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타겟에서 부터 날아온 것들 입니다. 스퍼터링시 불균일한 방전이나 아크 등이 발생할 경우 타겟표면에서 스퍼터링시 보다 훨씬 큰 덩어리가 떨어져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대로 기판으로 날아가 박막속에 묻히거나 박혀버려 나타나는 결함이죠. 이 외에도 이런식으로 타겟에서 오는 불순물은 이미 타겟 제조시에 포함되어 있던 불순물(개재물)이나 타겟 표면에 존재했던 이물질 또는 산화물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역시 타겟위에서 국부적인 아크를 발생시키고, 그 에너지로 인해 박막 표면으로 날아가 덩어리 형태의 이물질을 형성하게 되죠. 만약 이물질들의 크기가 아주 작은 경우에는 그냥 스퍼터링되는 입자와 섞여 와서 같이 박막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박막의 외관상으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내부에는 이물질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박막의 순도나 균일도를 감소시켜 특성저하를 가져옵니다. 이것이 바로 고순도 타겟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아크 발생의 상당수는 타겟의 순도와 밀도를 높여주면 감소시킬 수 있는데요, 반도체 디바이스에 사용되는 타겟은 적어도 five nine(99.999%) 이상을 권장합니다. 비싸져 - _-
박막 표면에 존재하는 불량한 애들
아크가 많이 발생할 수록, 타겟 순도가 낮을수록 많이 나타난다
힐록(hillock)도 흔히 볼수있는 결함 중 하나인데요, 그러다 보니 힐록의 발생 메카니즘 만을 연구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단어가 가진 뜻 그대로 박막 표면에 작은 언덕이나 무덤처럼 크거나 작은 돌출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힐록 입니다. 만약 기판 표면에 먼지, 혹은 위의 예 처럼 동일물질이나 이물질이 존재하고, 그 위로 박막이 증착되면서 박막 표면보다 더 튀어나오게 되면 이것이 힐록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박막의 응력(http://marriott.tistory.com/165)에서 박막에 압축응력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힐록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압축응력으로 인해 내부 원자들이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튀어나오는 현상이죠. 압축응력이 박막 전체에 심하게 되면 아예 박막에 주름이 생기는데, 이런 주름은 산맥처럼 길게 나타나기 때문에 힐록과는 구분이 됩니다. 그런데 힐록의 경우, 기판 표면에 먼지가 존재해서 발생한 것인지, 증착중 이물질에 의한것인지, 압축응력에 의한것인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내부를 들여다 보며 원인을 분석해야 합니다. 간혹 기판 내부에 침투해있던 기체가 빠져나오거나, 기판 표면에 흡착되어 있던 기체입자가 팽창하면서 박막 표면이 부풀어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블리스터(blister)라 해서 별도로 구분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겨먹은 것이 힐록(hillock)
숀 코네리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생각나는 결함
거대 힐록이 나타난 부분의 박막 단면 사진.
이거찍으려고 힘들었..;ㅁ;
그리고 흔히 파티클(particle)이라고 부르는 기판위에 존재하는 입자들이 있습니다. 사실상 먼지(dust)와 파티클(particle)을 명확하게 구분 하긴 쉽지 않습니다만, 먼지는 초기부터 기판에 존재할 수 있고 박막 내부에도 존재해서 힐록 등을 유발시키는 것에 비해, 파티클은 증착 후 박막표면에 보이는 입자들에 대해 국한해서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연구자들 마다 같은걸 누구는 먼지, 누구는 파티클로 구분없이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내용을 보고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증착과정 중에 언제든지 파티클은 나올 수 있고 그것은 박막 내부에 존재하여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파티클 들은 단순한 기판 세척불량의 문제나 타겟의 문제가 아닌 쉴드나 챔버벽에서 부터 발생하고 있습니다. 타겟에서 스퍼터링된 입자들은 100% 기판으로 가서 붙는것이 아니라 상당수는 쉴드와 챔버벽으로 날아가서 붙게 되는데, 이것들은 기판보다 훨씬 낮은 밀착력을 갖고 있죠. 그래서 스퍼터링 작업중 일부가 벗겨져 나와 기판 위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기판이 아니라 타겟위로 떨어지면 역시 아크 발생의 원인이 됩니다. 그 외 아직까지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플라즈마 내에서 발생하는 미립자 수준의 파티클도 있습니다. 박막은 기판 표면에서 핵을 형성하고 성장해야 하는데, 이들 박막 중 일부가 떨어져 나오거나 다른 이물질이나 먼지들이 플라즈마 내에서 핵으로 작용하여 이것이 입자로 성장한뒤 기판표면에 떨어지는거죠. 상당히 골치아픈 넘입니다. ;ㅁ;
쉴드나 챔버벽 그리고 플라즈마 내에서로부터 파티클 발생
불순물이 기판위로 떨어지는걸 막기위해 보통은 기판이 위로, 타겟이 아래로 놓이게 된다.
박막을 입힌 후, 겉에서 관찰하다 보면 나타나는 이 결함들은 언뜻 보기엔 원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단지 힐록이냐 아니냐 정도가 아니라, 표면에 나타난 이것들의 정체가 그냥 먼지인지, 박막과 동일물질인지, 산화물 같은 이물질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파티클이라 불러야 하는지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보통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성분 분석을 하면 최소한 이물질인지 아닌지 정도는 쉽게 구분이 가능합니다.
저 구형의 희멀건 알갱이가 뭘까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온갖 먼지와 이물질 들의 향연...;ㅁ;
먼지나 파티클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역시 일반적으로는 이것을 '막을수 없다' 라는데 있습니다. 제 아무리 챔버 밖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챔버내도 초고진공에 초고순도 기체로 채우고 유지시켜도 어디선가 먼지가 날아와 기판에 안착하게 되죠. 인간의 능력으로는 챔버벽에 붙어있는 먼지 하나까지 제어하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타겟이 순도 99.9999%라 해도 0.0001%는 불순물 이므로 언제나 불량의 가능성을 갖고있습니다. Ar 기체의 순도도 100%가 아닌이상 마찬가지죠. 챔버 내의 작은 공간이라면 몰라도, 기판을 꺼내는 순간 대기와 접촉하면서 붙는 먼지는 또 어쩌나 싶습니다. 플라즈마내에서 파티클이 발생한다고 해서 플라즈마를 꺼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찌보면 스퍼터링의 과정상 별수없이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어보입니다. 하지만, 안된다는 소리를 하는것은 연구자의 역할은 아닌듯 합니다. 단 하나의 먼지라도 더 줄여서 좋은 품질의 박막을 만들 수 있도록, 예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노력의 덕을 보고 있다는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by 개날연..
이번 업데이트는 별것도 아닌 내용에 참 오래 걸렸습니다.
다른일도 해야했지만..
무엇보다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가서 검사도 받고, 약도 먹고, 쉬고 하느라
쓸데없이 시간을 보낸 탓이죠. -_ -
문제는..
앞으로도 그런걸로 시간을 보낼일이 많을듯 하다는거 -_ -;;;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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