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은 게시물로 올릴려는 계획이 있던게 아니라 책을 만들면서 책에만 추가될 내용이었습니다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 이곳에도 올려놓습니다.
박막 표면에 생기는 불순물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많은 불순물 중, 타겟에 의해 생성되는 경우가 생각외로 많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다뤄볼까 합니다. 지난 글(http://marriott.tistory.com/166)에서 타겟에서 큰 덩어리나 불순물 등이 스퍼터링되어 박막에 나타나는 결함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럼 대체 이것들이 타겟에서 왜 생기고, 어째서 아크를 발생시키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을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타겟은 순도가 높아야 합니다. 특히 전자회로 등의 디바이스에 사용할 때엔 더욱 더 그렇습니다. 회로에서는 약간의 불순물의 존재가 전기적 특성을 저하시켜버리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Cu 타겟을 가지고 회로를 증착시켰다고 할때, 내부에 불순물이 50ppm 정도 포함된것 만으로 전기저항이 약 10% 정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불순물의 존재는 저항 증가 뿐 아니라 작동시 안정도도 감소될 수 있기 때문에 디바이스용으로 사용하는 타겟의 순도는 기본적으로 5 nine(99.999%)는 갖출 필요가 있고, 당연히 순도가 더 높을 수록 좋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러한 불순물들은 원자단위로 흩어져 있기 보다는 한군데에 모여서 덩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록 타겟 제작시에는 고루 분포가 되어있다고 해도, 사용중 타겟이 열을 받게되면 불순물들이 이동하여 모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퍼터링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가 되죠. 만약 스퍼터링이 진행되다가 이런 불순물이 나오게 되면 그 부분에서 전하가 집중되어 아크(Arc)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 아크에 의한 에너지로 불순물 및 그 주변의 타겟이 덩어리채 떨어져나가면서 박막에 가서 붙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 혹은 이렇게 생긴 박막 표면의 덩어리를 스플래쉬(splash) 라고 합니다. 영어로 splash는 물이 첨벙-하면서 튄다는 의미인데요, 그렇게 불순물이 크게 튕겨나가서 박막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듯 타겟의 낮은 순도는 스퍼터링시에 아크 발생의 요인이 되고, 박막 표면에 예기치 않은 불순물을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타겟 내부에 이런 저런 불순물이나 이물질이 존재하면
스퍼터링 되어 타겟이 깎이면서 외부로 노출된다
여기에 전하가 집중되어 아크 발생, 박막에 스플래쉬가 나타남
타겟의 순도와 마찬가지로 밀도 역시 중요합니다. 밀도가 낮다는 것은 내부에 미세한 기공들이 존재한다는 뜻 입니다. 스퍼터링 도중에 타겟내에 숨겨져 있던 기공이 외부로 나타나게 되면, 기공내에 있던 수증기 등의 기체도 외부로 방출됩니다. 즉, 타겟표면에서 국부적 압력변화가 나타나고, 이곳에 순간적으로 전하가 집중되며 아크가 발생합니다. 그러면 역시 주위의 타겟 입자들이 덩어리채 떨어져 나와 박막으로 들어가게 되죠. 이 현상은 타겟을 제조할 때, 왜 진공분위기에서 만들어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만약 기공이 존재하더라도 그 안에 기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방전불량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 않은것이 기공이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타겟 끝단의 돌출부에서 전하집중이 나타나서 아크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타겟의 낮은 밀도 역시 스퍼터링시에 아크 발생의 요인이 되고, 박막 표면에 불순물을 만들어 버립니다.
타겟 내부에 기공이 존재하면
스퍼터링되어 타겟이 깎이면서 기공이 노출된다
여기에 전하가 집중되어 아크 발생, 박막에 스플래쉬가 나타남
설령 기체가 없더라도 끝단에서 아크가 발생함
작업중 이꼴을 봐도 연구자가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럼 뭐 어쩌라고...
위 두가지 경우는 타겟을 제조할때부터 이미 타겟 내부에 존재했던 이물질이나 결함으로 나타난 것들 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없던 이물질이 사용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응성 스퍼터링에 관한 이야기를 3편에 걸쳐서 했었는데요, 반응성 스퍼터링시에 산소가 과량 들어가게 되면 타겟 표면에 국부적으로 산화물이 생성되고 여기에 전하가 축적되어 아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산화물은 아크에 의해 스플래쉬 되어 박막으로 들어가 불량을 발생시키게 되죠. 굳이 반응성을 하지않더라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는데요, 스퍼터링이 끝난후 타겟이 대기중에 오래 노출되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표면에 얇은 산화막이 생성됩니다. 그 상태로 스퍼터링을 하게되면 챔버 가득 넘치는 아크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산화막을 제거하려면 충분한 예비스퍼터링(pre-sputtering)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산소 뿐 아니라 질소나 탄소 등 다른 반응성 기체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납니다.
타겟 표면에 미세한 산화물 입자가 있으면
전하가 축적되고
빠지직 - 아크발생. 그리고 따라오는 스플래쉬-
아오, 적당히좀 해!!
타겟을 새것으로 교체한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비록 포장은 되어있지만 새 타겟은 일부분이 아니라 상당수가 얇은 산화막에 덮여있다고 가정하는게 좋습니다. 게다가 단지 산화막 뿐 아니라 표면에 다른 불순물들도 많이 묻어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오랜시간동안 예비스퍼터링을 하여 표면을 완전히 클리닝 해야 합니다. 경험상 써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Al 타겟의 아크는 특히 심하죠. 빠지직- 하는 전자파리채로 벌레잡는 소리를 몇시간 듣는것 정도는 그러려니하고 느긋하게 기다려 줍시다. 또한 금속타겟은 사용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절단등의 가공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타겟 표면에 응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타겟내부와 조건이 달라지게 되죠. 새로운 타겟으로 교체하게 되면 초기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조건과 달라지며 방전이 불안해지는 이유중 하나 입니다. 역시 충분히 예비스퍼터링을 통해서 안정한 방전이 나타날때까지 표면을 깎아줘야 하겠습니다.
만약 반응성 스퍼터링을 오래한 분이라면 한번쯤은 봤을만한 것이 있습니다. 타겟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타겟 표면에 노쥴(nodule) 이라고 하는 작은 돌기같은 것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쥴이 형성되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는 않은듯 한데요, 대부분 타겟표면에 형성된 산화물 등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퍼터링 도중에 타겟 표면에 국부적으로 안정된 산화막이 생성되거나 이물질이 나타나게 되면, 그 부분만 스퍼터링 속도가 감소합니다. 그렇게 산화막이 있는 부분만 남겨놓고 그 주위는 계속 깎여나가게 되면, 산화막 부분만 튀어나오는 돌기형태로 남게 되어 노쥴이 됩니다. 그리고 일단 돌기가 형성이 되면, 바로 주위에서 스퍼터링된 타겟입자가 돌기표면에 증착되어 원뿔 형태로 발달하기도 합니다. 아크가 노쥴을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아크가 발생하여 타겟 표면이 덩어리채 떨어져 나가고 남은 부분들이 노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밀도가 낮거나 균일하지 않은 타겟에서는 상대적으로 노쥴 발생이 쉽게 일어나죠. 어떤 원인이든, 그렇게 생성된 노쥴은 타겟에서 돌출부로 나타나므로 전하집중이 되고, 또다시 아크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역시 고순도, 고밀도의 타겟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타겟표면에 안정된 산화막이 형성되었을때
산화막은 스퍼터링 속도가 늦어 그 아래만 남고 주위는 깎여나감
뭐 이렇게 만들어진다고는 하는데..
노쥴 발생 자체가 산화막 등에 의한 증착속도의 차이에 의한것이기 때문에, 노쥴이 많아지면 우선적으로 전체적인 증착속도가 느려져서 효율이 감소하는 문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타겟 표면 상태가 변화했기 때문에 박막의 조성과 물성이 달라집니다. 이 상태로 원하는 박막을 만들려면 변수를 다시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돌출된 형상이기 때문에 전하가 집중되어 아크가 발생하면 스플래쉬를 만들어 박막 불량을 야기시키죠. 그리고 꼭 산화막 때문만 아니라 어떤 이유로 국부적으로 스퍼터링율이 차이가 나도 노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노쥴의 형성은 작은 챔버를 쓰는 연구실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 할 수 있지만. 산업체에서는 심각한 문제 입니다. 일단 노쥴이 타겟 면적에 어느정도 이상 나타나면 제품에 불량률이 급격히 높아지므로 그대로 쓰질 못합니다. 그러면 작동중이던 라인을 정지시키고, 타겟을 교체하고, 다시 진공잡고, 또 충분한 예비스퍼터링을 해야하므로 생산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라인에서는 대단히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죠. 실험실에서 타겟에 노쥴이 많이 나타나면, 타겟 표면을 그라인더로 살짝 갈아내고 사용하면 그런대로 임시방편은 됩니다. -_ -
오래 사용한 ITO 타겟.
Erosion 영역을 따라 작은 점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것이 노쥴이다.
위 사진의 노란색 사각형 부분의 확대
울퉁불퉁 작은 점같은 것들이 모두 노쥴이다.
한쪽은 노쥴들이 모여 아예 두껍게 띠를 이뤘... ;ㅁ;
위 사진은 오래전에 제가 사용했던 ITO 타겟입니다. 타겟을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타겟의 변형, 방전변화, 박막의 물성변화 등을 알아보고 싶어서 갈때까지 가보자 하면서 썼던 넘 입니다. 원형의 자기장 영향부인 erosion 영역을 따라 지저분한 점같은 것들이 모여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저것들이 노쥴 입니다. 만져보면 까칠까칠하고, 확대해서 관찰해보면 미세한 돌기들로 이루어진것을 알 수 있습니다. ITO 타겟의 노쥴 발생원인은 위에서 설명한것과는 약간 다르게 ITO 타겟 표면의 산소부족에 의한 메카니즘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타겟에 민망하게 크랙이 쩍쩍- 나있는데요, 이런 크랙이 생기는 원인의 대부분은 타겟이 가열되어 발생하는 열응력에 의한것으로, 부도체 타겟을 쓰다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크랙을 막기위해 Cu plate에 silver paste 등을 이용하여 붙여서 가능한 냉각성능을 향상시키지만, 완전히 막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크랙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타겟 표면이 지저분하게 깨져나가지 않고 깔끔하게 깨졌다면, 가능한 틈이 안보이게 잘 붙여서 사용하면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크랙 부분에서 방전불량이 계속 보인다면 아무래도 교체하는것이 좋습니다.
위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박막에 나타나는 스플래쉬는 대부분 타겟에서 발생한 아크에서 오고있습니다. 그리고 아크 원인의 상당수는 타겟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저순도, 저밀도의 저품질 타겟을 사용하면서 왜 아크가 생기냐, 어떻게 하면 아크 없애냐 고민하면 안된다는 거죠. 그리고 여기다가 사용자가 효율을 증가시킨답시고 파워를 잔뜩 올려놓게 되면 그야말로 찰떡 궁합이죠. -_ - 그래서 만약 별수없이 안좋은 타겟을 써야하는데 아크를 줄일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파워를 줄이세요' 라고 하겠습니다. -_ -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살펴보면, 비록 박막 표면의 불순물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게 아크에 대한 이야기 일수도 있고, 타겟제조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걸 말하더라도 결국 하나로 다 연결되고 있죠. 사실 이 블로그에서 다루고 있는 모든 내용들은 서로 별개의 내용들이 아닙니다. 진공의 기본적인 내용, 펌프, 스퍼터링, 박막형성, 특성 등등.. 살펴보면 모든것이 거미줄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금속, 세라믹, 기계, 물리, 화학, 전기, 전자, 열역학, 유체역학, 양자역학 다 튀어나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들도 그렇습니다. 서로 별개의 과목을 배우는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모두 이과목 저과목에서 연결되어 있을 겁니다. 대학 4년간, 필요한건 다 배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들을 서로 연결시키질 못합니다. 연관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그렇게 되면 아무리 내용을 알고있다고 해도 그저 단편적인 지식으로 끝나버리게 되고, 필요한곳에 응용하기가 어려워집니다. A 라는 문제의 답은 A 라는 책에만 있지 않습니다. 단지 하나의 해답만을 찾는것이 아니라 그것과 관련있는 것들을 얼마나 빨리 연관지어 끄집어 낼 수 있느냐 하는것. 이미 알고있는 지식과 정보들을 연결시켜 하나로 묶는것. 이것은 하나의 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다양한 접근법을 가질 수 있게합니다. 또한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판단을 정확하게 하는 동시에 응용을 풍부하게 하여 여러분들의 능력을 최대로 증폭시켜 줍니다.
...by 개날연..
책만드느라 원맨쇼 시전중 -_ -
얼마전에 일본 북해도에 며칠 다녀왔더랬어요.
눈구경만 실컷하다왔져 - _-
한국눈과 다른것이 있다면,
그곳눈은 그냥눈이 아니라 방사눈 -_ -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플라즈마와 박막프로세스 > 박막의 특성과 측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막 표면의 불순물 #1. (48) | 2012.11.13 |
---|---|
밀착력에 영향을 주는 것들 (40) | 2012.09.24 |
박막의 밀착력(Adhesion) (83) | 2012.09.16 |
표면에너지(Surface Energy) (116) | 2012.08.24 |
표면(Surface)이란? (17) | 2012.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