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의 성장과 미세구조를 끝내고 이제 '박막의 특성과 측정'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접어들었습니다. 박막의 특성(물성)이란 것은 사실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해서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광학박막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광학적 특성에 중점을 둘 것이고, 전자기박막이면 당연히 전기적 특성에 중점을 두게 될 겁니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특성에 맞춰 박막을 제조하게 되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 그 특성들은 모두 좋아지거나 모두 나빠지거나 하질않고, 어느것이 좋아지면 다른 어느 하나는 나빠지는 trade-off 관계가 나타납니다. 결국은 내가 원하는 특성을 가능한 살리지만 또 다른 어느것은 적당히 손해보는 타협점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지요. 만약 전혀 원치 않는 특성을 가진 박막이 나왔다면, 한마디로 불량이 나온것과 같습니다. 물론 그것을 다른곳에 알맞게 응용할 수 있겠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봅시다. 그렇게 원하는 특성이 제대로 나왔는지는 정확한 측정과 분석에 의해 판단하게 되는데, 측정과 분석은 박막을 만드는것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코 글로 배우는것이 아닙니다. -_ - 박막을 만드는것과 마찬가지로 직접 해보고 시행오차를 겪으면서, 시편과 장비가 가진 특성을 파악하고, 본인이 가진 지식과 이론을 총 동원해서 데이터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얻고 분석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데이터 정확도는 지식과 경험에 비례합니다. 비록 많은 책들에서 여러 측정법들을 나열하며 설명하고 있지만, 단순히 기본적인 원리만 말해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측정방법 몇가지에 대해서, 어떤 박막의 특징은 이것이니 측정법은 이걸 써라- 라고 한마디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성을 측정하려면 이러이러한 방법들이 있는데 고려하면 좋은것들은 어떤것이 있는지 실험실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들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먼저 여기서 표면(surface)이라는 개념을 알고가야 할 듯 합니다. 어쩌면 박막을 하는데 있어서 당연하게 알고 있어야할 부분입니다만, 생각외로 표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하는 분들이 있길래 간단하게 다뤄볼까 합니다. 그러면, 과연 무엇을 표면이라고 하냐의 문제부터 알아봅시다. 기존에 '박막 두께의 결정'( http://marriott.tistory.com/134 ) 에서 과연 어디를 두께로 정해야 하는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표면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과연 어디를 표면이라고 할 것인가 하는거죠. 먼저 우리가 표면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보통 고체나 액체상태를 유지하며, 다른 상(phase)과 경계를 형성하며 노출이 되어있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고체가 기체와 닿아있을때, 혹은 액체가 기체와 닿아있을때 그 경계면을 말하게 되는데, 이것을 자유표면(Free Surface)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박막을 이야기 하고있으니 액체가 아닌 고체와 기체의 경계를 기준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고체와 기체의 경계에서 우리가 표면이라고 부르는 곳은, 이론적으로 그 고체의 가장 '최외각층 원자' 를 말합니다.
흔히 이론적으로 말하는 표면인 최외각층 원자.
그런데 최외각층 원자들만을 표면으로 정의하면 약간 곤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물질이 단일원소로 이루어진 순금속이라면 상관없습니다만, 대부분의 물질들은 분자상태인 화합물입니다.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이 분자상태라면 그 분자층을 표면이라고 해야지, 그중 원자 하나만을 물질의 표면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화합물의 특성은 분자상태에서 나타나기 때문이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표면처리를 한답시고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게 되면, 현실적으로 최외각원자들만 반응이 되질 않습니다. 수개~수십개의 원자층을 뚫고 반응시켜 버리게 되죠. 하다못해 대기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막을 형성시키는 자연산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소가 내부로 침투해서 몇 nm 의 두께로 산화막을 형성하곤 합니다. 이러다 보니 최외각층 하나만 표면이라고 말하기가 곤란해 졌습니다. 그래서 표면이란 것은 이론적으로야 최외각층 원자가 되지만, 실제적으로는 그 재료의 특성이 나타날 수 있는 최소두께로 보기도 합니다. 이 두께는 재료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은 수 nm 를 넘지 않고있습니다.
화합물일때엔 분자층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실제적으로 보면 표면반응은 어느정도 두께를 가지고 나타난다.
어째 오늘 그림 날로먹는거 같지않은가. 의지가 부족한듯-_-
여기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또하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판표면에 약 30Å 의 박막을 입혔다고 해봅시다. 실질적인 표면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두께를 말한다고 했기 때문에 30Å 전체가 표면이라고 할 수 있는 두께입니다. 기껏해야 원자 10여개 정도의 두께이므로 이 상태에서는 표면은 사실상 '박막' 자체가 됩니다. 그런데 현실상 그럴일은 특별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약 기판과 박막을 분리시켜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기판이야 본래 두께가 충분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30Å 의 얇은 두께로 따로 떨어져나온 박막은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표면이라 해야할지 난감해 집니다. 반응이 일어나는 곳까지 표면이라 한다면 이것은 내부란 것이 존재하지않고 속까지 모두 표면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정도로 얇은 물질인 경우에는 다시 최외각원자 혹은 최외각 분자 한층 만을 표면이라 말하게 되죠. 즉, 두께의 기준과 마찬가지로 어디를 표면이라 볼 것인지는 같은 재료라도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우리가 다루고 측정하기 용이하도록 편의에 의해 바뀔수가 있습니다. 단, 처음부터 어떻게 할것이다 하는 기준을 정하고 가야하는 것이지 중간중간 계속 바꾸면 곤란합니다.
두께가 워낙 얇은 박막은 박막두께 전체가 실제적으로 표면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얇은 박막을 기판과 분리하게 되면, 그 박막은 전체가 표면인가-_ -
버틀란트 러셀의 도서관 사서 일화가 생각나는 경우.
표면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보든, 우리는 그 물질의 표면을 볼 수 있을 뿐, 내부를 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만지든, 그 표면을 만질 수 있을뿐, 내부를 만져볼 수는 없습니다. 물질과 물질사이의 반응도 표면과 표면이 반응을 하지 내부와 내부가 반응하는 일은 없습니다. 혹시 시편의 속을 관찰하기 위해 시편을 반으로 잘라 내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고 속은 이렇게 생겼으니 내부를 관찰한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시편을 반으로 자르는 그 순간, 그곳은 공기와 접촉하게 되고 표면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래서 우리가 언제나 다루고, 만지고, 보고, 측정하고 하는것은 표면이 됩니다. 투과전자현미경(TEM) 처럼 내부를 관찰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그것도 관찰을 위해서는 시편을 표면만큼이나 대단히 얇게 만들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물질을 자르면, 그 부분은 새로운 표면이 된다.
그래서 작게 자르면 자를수록 표면이 차지하는 면적은 급격히 증가한다.
작은 물질일수록 반응이 잘 일어나는 이유.
표면이 단순히 물질의 겉을 말하는 것이고, 측정할때 관측대상 정도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박막을 입힌다는 것은 기판의 표면에 원자를 한층 한층 올려가며 새로운 표면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마찬가지로 식각(에칭)도 이미 존재하는 표면을 한층 한층 깎아내어 역시 새로운 표면을 끄집어 내는 작업입니다. 스퍼터링에서는 이 두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타겟을 깎아내며 계속 새로운 표면을 끄집어내고, 기판에서는 타겟물질이 쌓이면서 계속 새로운 표면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표면은 박막의 시작이자 끝 입니다.
다음편 표면에너지로 to be continued...
표면에너지(surface energy)까지 한번에 가려고 했습니다만,
내용을 구분하는게 보기 좋을듯 해서 짧게 2개로 갑니다. -_-
대신 다음편 금방 올라갈 거예요 - _-
아파서 그렇다는 핑계는 하도 해서 더이상 못하겠...ㅠㅠ
...by 개날연..
여름에 아무데도 못가고-_-
내일 어디 바람이라도 쐬려했더니 비가 왕창 와준다네 -_-
집에서..빈대떡은 없고, 핫케잌가루 사다 핫케잌이라도 해먹어야겠어요 ;ㅁ;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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