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이곳에서의 공식적인 일을 마감했다.
일 자체가 무언가를 얻어내는것이 아닌 주는것이니 만큼
내게 남은것은 없다.
물질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크나큰 마이너스를 가져왔다.
중간에 또 얻은 병 덕분에 건강도 역시 마이너스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것들을 가져간다.
뭘 할까? 라는 생각은 과연 고민일까, 계획일까.
아니면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은?
난 지금 고민을 하고있는 것인지 계획을 짜고있는 것인지..
그러다 문득 제주도에 가보고 싶던 풍광을 떠올렸다.
2년전에도 그곳에 꼭 가보고 싶어 제주로 날아갔지만
얄궂게도 몸이 허락을 못해 가보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별수없이 혼자 발길을 돌려야 했던곳.
무의식적으로 다시 제주 표를 끊었다.
그러나 겨울임을 생각못했다. 그때보다 더욱 힘들듯 하다.
그래도.. 그곳에 내 숨소리 한번 내주고 오고싶었다.
올 겨울은 눈이 많이오려나 보다.
내 기억의 전주는 푸근한 도시였다.
사람을 만나러 간건 아니었으니 인심이 그런건 모른다.
오히려 제일 유명하다는 어느 전주비빔밥집에서는
그닥 좋은대접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그걸로 전주 인심을 뭐라 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그곳 거리의 분위기는 편안하고 따뜻했던거 같다.
때문에 다시가고 싶은 도시에는 언제나 전주가 있다.
오래전 언젠가 영월에서 평창으로 가는길.
강가를 따라 경치좋은 도로가 계속 이어져 있는 길이다.
그 중에 오른쪽으로 맑은 냇물을 끼고 왼쪽에는 이쁜 펜션들이 늘어서있는것을 보았다.
냇가도 얕아 물빛이 이쁘고, 펜션들도 어울리게 이뻐서 참으로 기억이 남은길이었다.
1년뒤, 그곳이 기억이 나서 차를 몰고 영월으로 갔다.
분명 그때 지났던 길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몇번을 오가면서 주변의 길을 모두 돌아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의 길은 없었다.
기억력이 좋은것일까 아니면 잊을수가 없는걸까.
...by 개날연..
2012년 이었던가...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