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변수에 대한 내용은 할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누군가 '스퍼터링시 온도를 올리면 어떻게 변하나요' 라고 물어봤을때, 제 대답은 '일단 해봐. 해보면 바로 알수있잖아' 입니다. 잘난체 하는것이 아니라 솔직히 이것보다 더 좋은 대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강의실에서 책과 이론으로만 공부하는 경우라면 별수없이 온도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해보겠지만, 실제로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직접 해보는것 이상 더 좋은 설명이 있나 싶습니다. 본인이 직접 해보고 측정해보면 책 몇권 읽은것보다 더 확실히 알 수 있고, 완전히 자신의 지식으로 흡수되어 응용을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굳이 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조금만 해볼까 생각한 이유는, 제가 설명하는 것은 하나의 경우일 뿐, 어차피 모두 조건이 다르니 서로 같은 값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 겪을 수록 좋지만 언제까지나 시행착오만 하고있을 수는 없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실험에 있어 몇몇개의 예를 들면서 일반적인 현상에 관련된 설명정도는 괜찮을 듯 합니다. 또한, 연구자 본인이 애써 잘 만들어놓고도 이게 맞는지 아닌지 알수없어 고민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그럴때 잠깐 참고 정도는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박막의 성장부분에 들어와서 우리는 박막의 핵이 만들어지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는지를 보았고, 두께분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도 보았습니다. 중요한것은, 여태도 그랬지만 이제 나올 내용들도 '응, 그렇구나'가 아니라, 정말 그런지 모두 실제로 박막을 입혀가면서 확인해봐야 할 문제들입니다. 내가 어떤 타겟 물질을 스퍼터링 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스퍼터링 변수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모두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물질을 내가 원하는 형상으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갖게 하기위해서는 스퍼터링 변수를 그에 알맞게 조절하고 설정해야 합니다. 그 변수들과 변수의 값을 찾는것. 이것 몇개만 제대로 찾아도 논문이 몇편 나올정도로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되죠.
스퍼터링의 변수들은 그냥 당장 말할 수 있는것만 해도, 인가전력, 작업압력, 기판온도, 반응가스 분압, 시간 등 다섯가지는 됩니다. 이 변수들을 조절할 수 있는 범위의 값을 모두 조합해보면 그 경우의 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에 타겟과 기판의 거리, 자기장의 세기나 범위, RF 또는 DC 같은 파워의 특성 등 세부 사항들을 또 변수로 넣어서 고려한다면 어마어마 해지죠. 그래서 변수값을 찾아내는 것은 정말로 끊임없는 반복 실험의 결과 입니다. 필요한건 시간과 노력 뿐이죠. 정말 단순한 이치입니다.
스퍼터링 변수에서 인가전력, 작업압력, 기판온도의 세가지는 그야말로 모든 변수들 중 핵심입니다. 바로 박막의 상(phase)을 결정하기 때문이죠. 반응가스의 분압도 상을 결정하는 변수지만 이것은 반응성 스퍼터링을 할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각각의 변수들에 대해 모두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 첫번째로 스퍼터링시 파워 즉, 인가전력에 관해 살펴봅니다.
먼저 스퍼터링율(http://marriott.tistory.com/123)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잠시 다시 가져옵니다. 스퍼터링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중 가장 큰 것이 가속전압 V 라고 했습니다. Ar 이온이 타겟에 얼마나 강하게 충돌하냐에 따라 타겟 원자들이 몇개나 떨어져 나올 것인지가 결정되니까요. 이 가속전압 V 는 우리가 power supply를 통해서 값을 조절하여 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압은 양극와 음극사이에 걸리는 에너지의 차이 일뿐, 전압만 있어서는 전기가 통하질 않습니다. 실제로 전기가 흐르려면 전자의 이동인 전류(A)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V 라는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얼마나 많은 수가 이동하는가를 전력 W 로 나타냅니다. W = V x A 가 되는거죠. 이때 전자들은 음극표면인 타겟으로 부터 방출되면서 Ar 원자와 충돌하여 Ar을 이온화 시키기 때문에 전자수가 증가할 수록 이온화도가 증가합니다. 이것을 스퍼터링의 입장에서 바꿔 말하면, 전압 V는 Ar 이온이 얼마나 강한 힘으로 타겟에 충돌하는가 이며, 전류 A 는 그 Ar 이온이 타겟에 몇개나 충돌하는가 입니다. 결국 V와 A가 증가하여 전력 W 가 높으면 높을 수록 Ar 이온이 강하게 많이 충돌하니까 스퍼터링율이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퍼터링시 Ar 이온의 에너지가 높다고 무작정 좋지는 않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Ar 이온이 타겟으로 들어오는 에너지가 너무 강하면 타겟 원자들을 뚫고 박혀버리기 때문에 스퍼터링율이 오히려 감소합니다.
충돌하면 이렇게 막 튕겨나가야 하는데...
넘쎄게 충돌하면 이리된다는거다.
퓨슉- 하고 박히는건가
아래 그림은 꽤나 오래전에 TiO2 박막을 만들었을때 해봤던 실험인데요, DC 전력을 100W ~ 600W 까지 변화시키면서 증착시켜 본 박막의 증착속도를 그래프로 그린겁니다. DC 전력이 증가할수록 직선적인 증가를 보이다가 약 400W 에서 부터 기울기가 낮아지면서 스퍼터링율의 증가가 전력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곳에 나오는 수치는 제 실험 장비와 제 실험 조건에서 나온 것일 뿐입니다. 모두가 다른 장비, 다른 조건에서 실험하므로 같은 전력이라 해도 전압, 전류값이 다르고, 그 외 실험 변수들에 따라 어디서 최대가 될지는 모두 다르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진행된다는 경향만 보면 충분 합니다.
인가전력에 따른 증착속도의 변화라고나 할까
이 전력 상승에 의한 에너지 효과는 타겟에서만 나타나진 않습니다. Ar 이온의 충돌에너지가 증가하면 타겟에서 튕겨나오는 타겟입자의 에너지도 같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가지고 기판에 도달하기 때문에 스퍼터링된 타겟 입자와 기판과의 충돌에너지도 같이 증가합니다. 전력은 박막의 상(phase)를 결정하는 변수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때 기판에 들어오는 원자나 입자의 에너지가 너무 낮을 경우, 기판 표면에서 움직일 수 있는 운동에너지를 갖지 못해 안정한 격자자리로 이동하지 못하고 비정질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화합물 박막 형성시에는 정확한 화학양론비를 형성하지 못해서 원하는 상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이 낮으면 단지 스퍼터링율만 낮은것이 아니라, 박막의 물성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는거죠.
X-ray diffraction patterns of TiO2
어떤가. 이런 그림이 있으니 이제 좀 전문적 같은가.
XRD가 뭐냐는 질문은 받지 않는다. 그거 대답하려면 박막 접어두고 6개월은 걸린다. -_ -
위 그림은 DC 전력 변화에 따른 XRD(X-Ray Diffraction) 데이터 입니다. 150W의 인가전력에서는 별다른 피크(peak)가 보이질 않습니다. 낮은 전력에서는 기판에 들어오는 입자들이 결정을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못해서 대부분 비정질로 형성되었다는 뜻이죠. 전력이 250W 이상에서 피크들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101), (200), (211), (204) 등의 TiO2 anatase 상 회절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450W 까지 전력이 높아지니까 각각의 피크 강도가 증가하고 날카로와 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비정질이 사라지면서 점차 결정화가 이루어졌다는 뜻 입니다. 이렇게 인가전력이 높아짐에 따라 결정성이 증가하는 것은 스퍼터링된 된 입자들이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기판에 들어와 제자리를 잘 찾아가서 결정성을 향상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높은 에너지로 인해 박막은 치밀해지고, 기판과의 밀착력도 같이 향상됩니다.
이넘 인가전력 100W
배율이 10만배인데 표면이 이러면 초점 잡기가 쉽지 않아여..;ㅁ;
이넘 인가전력 300W
인가전력에 따른 TiO2 박막 표면의 변화
말 나온김에 인가전력의 차이에 따라서 박막의 미세조직이 어떻게 변하는지 한번 봅시다. 위 사진은 TiO2 박막의 표면을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이라고 하는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입니다. 전력 100W 에서 제조된 비정질 박막의 경우에는 뭐가 있는건지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배율이 10만배로 관찰된 것인데요, 전자현미경 자체의 성능 문제도 있겠지만 촛점을 잡기 위해서는 표면에 어떤 굴곡이나 요철같은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매끈하면 촛점잡기도 무척이나 어려워 집니다. 인가전력이 300W 으로 증가하면 경계들이 선명해지고 입자감을 느낄 수 있으며, 입자들의 크기는 대단히 불규칙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가전력이 증가하면서 비정질에서 결정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았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스퍼터된 입자의 상태와 성질'(http://marriott.tistory.com/126)에서 설명한 것 처럼 Ar이 타겟과 충돌할때 높은 에너지로 커다란 클러스터 들이 튀어나오고 이들이 기판에 증착되며 표면이 불규칙해 진 것도 영향을 주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인가전력이 높아지면 기판에 들어오는 입자의 에너지와 수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높은 에너지의 입자들이 기판을 때리면서 들어오기 때문에 기판 온도의 상승을 가져옵니다. 더욱이 타겟에서 부터 전자의 방출이 증가하며, 이온화율의 증가로 인해 2차 전자들의 수도 같이 크게 증가합니다. 이들 2차 전자들은 양극인 기판쪽으로 이동하는데, 전압이 높을 수록 더욱 가속되어 이미 형성되고 있는 박막 표면으로 충돌합니다. 그래서 2차 전자의 충돌은 기판과 박막 표면 온도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오는 주된 원인이 되며, 반도체 박막같은 민감한 경우는 전자의 충돌이 표면에 결함을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기판을 가열시키는 것은 타겟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퍼터링시 타겟 표면이 가열되면서 열복사에 의해 기판도 같이 가열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타겟 아래 냉각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전력을 증가시키게 되면, 타겟 표면이 시뻘겋게 가열된것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정도면 타겟이 몇도까지 올라갔는지 짐작이 되시겠지요. 보는것 만으로도 아주 후끈후끈 합니다. -_ - 그러니 열복사로 기판이 가열되는것도 당연합니다. 타겟 가열의 문제는 냉각만 충분하다면 어느정도 제어가 가능합니다만, 그래도 2차 전자의 생성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 기판 뒤쪽에도 냉각장치가 달려서 어느정도 기판 온도를 낮추는 것이 가능 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냉각장치를 끄고 스퍼터링시 기판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나 전력을 올리면서 실험을 해봤더니 260℃ 까지 올라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기판 온도가 계속 올라가게 되면 Zone Model에서 나왔던 것 처럼 미세조직도 변화하고 박막의 물성도 따라서 변화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박막을 형성하기가 어렵습니다. 기판온도를 따로 올리지 않았는데도 기판온도를 계속 올린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거죠. 마그네트론 스퍼터링에서는 타겟 아래에 장착된 영구자석의 자기장으로 전자를 가둬놨기 때문에, 기판으로 들어오는 전자의 수를 대폭 감소시켜 기판의 가열을 상당히 방지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큼은 아닙니다. 정확하고 일정한 물성의 박막을 얻기 위해선 스퍼터링율을 조금 손해 보거나,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언제나 균일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by 개날연..
후.. 간만에... - _-
시간이 없다기 보단 게으른게 맞겠지요 -_ -
주말에 뭔 바람이 불었는지 물이 보고싶어 미쳐서 당일치기로 영월-평창-둔내-안흥을 디비고 왔더니
오늘 오전까지 뻗어있었습니다. ㅠㅠ
근데 못보고 온게 있어서 다시 가야함 -_ -
그나저나 어째 오늘은 그림도 몇개 없고 글만 잔뜩 싸질러서 정말 재미가...ㅠㅠ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업로드 : 개날라리연구원
발행한곳 : 개날라리연구소
........ -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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