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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이

개날연..의 일상/끄적끄적 낙서장.. | 2017. 9. 22. 00:11 | ...by 개날연

아파트에 나만 보면 야옹야옹 하며 쫒아오던 길고양이가 한마리 있었어. 누룽이라 불리던 녀석이야. 


지난 봄 어느날 갑자기 보이기 시작한, 누가 이사가면서 그냥 버리고 간 고양이라고 했어. 쓰레기통 근처에 살아서 밤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알게되고 친해진 녀석이었는데, 한밤중에 나를 못보는 구석에 숨어 있다가도 어쩌다 내 발소리나 내 목소리를 들으면 귀신같이 나인줄 알고 뛰어나오던 녀석이었지. 내가 갔는데도 녀석이 안보이는 날엔 내가 '야옹-' 소리를 내면 어디선가 우다다다- 하며 뛰어나왔어. 그리곤 내 발에 치일정도로 내 옆에 붙어서 따라왔어. 내 발에 몸을 비비고, 발 아래서 배를 보이며 누워서 뒹굴뒹굴 하며 나를 쳐다보곤 했지. 내가 엘레베이터를 타면 현관앞에 앉아서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는걸 쳐다보고 있었고, 그리곤 내가 또 나올때까지 현관옆 난간위에 올라가 앉아 기다렸어. 부엌 베란다 창문을 열고 내려다 보면 그놈이 난간위에서 기다리고 있는게 보였거든. 보통 30분 정도는 그렇게 기다렸어. 안돼보여서 간식거리 하나 갖고 나가면 이제왔냥 야옹- 하며 따라와서 간식을 먹고 좋다고 웃어댔지. 아침에 나올때, 밤에 들어갈때. 거의 매일 갑자기 차 아래에서 튀어나오며 야옹~ 해서 놀래키곤 했어. 그래서 주차장을 지날때면 오늘은 어디서 튀어나올려나 차 아래를 살피보며 긴장하곤 그랬어. 


문제는. 이놈은 나를 보면 앞뒤없이 따라온다는거야. 내가 멀리 어딜 가야해도 아파트를 벗어나면서 까지 졸졸 따라와. 옆을 안보고 내 다리만 보고. 무언가 먹을걸 주지 않으면 끝까지 따라오거든. 먹을걸 하나 던져주고 그걸 먹는 틈에 내가 사라져야 하는거였지. 그래서 비상용 고양이 간식을 한두개 차에도 넣고 다녔어. 참 요긴하게 쓰였지.


사람들을 보면 친근성이 좋고 귀염떨줄 알아서, 아파트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좋아했어. 굶지않게 특정 장소에 사료도 줬고. 중간에 없어지긴 했지만 비바람 피할 집도 만들어 줬었고. 아이들은 안고 쓰다듬고 놀아주고. 한번은 병원에 데려가서 주사도 놓아주고 그랬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냥 보고있었지 해꼬지는 안했어. 그렇게 착하고, 귀염성 있고, 생긴것도 이쁜 놈이었어. 


과거형이야. 조금 아까까지 그랬으니까.


오늘 집으로 돌아와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집쪽으로 걸어가는데 이놈이 근처 차 아래에 숨어 있었나봐. 그리곤 내 발소리든 내 목소리든 나인걸 알아봤나봐. 내 몇 m 앞 차 아래에서 갑자기 뭔가 누런게 튀어나오더라고. '누룽인가?' 라고 느끼는 순간. 바로 그 순간 하얀색 승용차가 빠른 속도로 나와 고양이 사이를 휙- 하고 지나갔고, 뭔가 둔탁한 소리와 동시에 그 누런 물체가 자기가 튀어나왔던 차 아래로 다시 들어가는것이 보였어.


너무 놀래서 몇십초 가만 서있던거 같아. 뭐야 어떡해. 쭈그리고 앉아 차아래를 보니 누룽이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있었어. 다행이다. 깔리진 않았구나. 자세히 보려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플래쉬를 켜고 차아래를 비춰보니 이녀석이 없더라고. 그새 어디로 갔나. 바로 움직일수 있으니 그럼 별로 다치진 않았겠구나 하며 안도했지. 그런데 녀석은 멀리는 못가고 그 옆의 차 앞쪽에 가서 엎드려 있었어. 그리고 날보고 야옹~ 하던 그런 반가운 울음이 아니라, 정말로 아픈 울음소리를 크게 내고 있었어. 서럽다는 듯이.


하지만 겉보기엔 모두 멀쩡했어. 어디 피흘린데도 없고. 바퀴에 깔린거 같지도 않고. 그랬으면 흔한 길고양이 사체처럼 바로 그자리에서 크게 다쳤겠지. 그래서 그냥 타박상 정도겠거니 생각했어. 아프겠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곧 나을수 있겠지.


집에 들어와서 녀석이 쫓아오면 주려고 샀던 닭고기 간식을 한웅큼 주머니에 넣고, 녀석이 엎드려 있던 곳으로 갔지. 녀석이 좋아할거야.
.......


녀석은, 아까랑은 좀 다른 모습으로 있더라. 옆으로 다리를 쭉 뻗고 누워서. 고개는 하늘을 향했고. 눈을 감고. 누룽아 하고 불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고. 난 혹시나 해서 플래쉬로 녀석의 배를 비췄어. 그리고 한참을 지켜봤지. 그러나 녀석의 배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네...

............


집 현관. 신발장 옆의 박스. 지난달 사다놓은 아직 한가득인 녀석의 간식. 
아끼지 말고 많이 줄걸 그랬지...





...by 개날연..





그리고 오늘 아침. 경비아저씨 둘이서 화단에 묻어주더라.

고맙더라. 잘 묻어줘서..

이제 주차장 지날때 신경안써도 되겠네. 

겨울은 어찌 지낼까 걱정안해도 되겠네.






글 : 개날라리연구원
그림 : 개날라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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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날연

무제 5

개날연..의 일상/오래전 글 모음 | 2017. 3. 8. 00:48 | ...by 개날연

오래전 언젠가부터

...늘 그런 생각을 한다.



내 몸이, 내 뇌가.. 남들만큼만 정상이었다면

난 내가 원하는것을 얼마나 할수있었을까...

또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왜 나는 아프지 않고 사는것이 꿈이되어야 하고

왜 나는 살아남는것이 목표가 되었을까.

그저 보통의 사람만큼만 아프지 않고 살고싶을 뿐이었는데..

그간의 내 선택들은 물론 내 의지였지만 

그 선택의 기준은 내 바람보다는 언제나 덜 아픈것..이었던것 같다.  

결국 이리 되는게 빤히 보였지만, 이리올수밖에 없었던..

어땠을까. 남들만큼만 보통의 나였다면..


이것이 그저 내 무능함에 대한 변명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약한 의지를 감추기 위한 변명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먹는 약들을 보면 또 현실인거 같고..

아니다. 아직 살아남아있으니 목표를 이룬걸까..


그럴까.






...by 개날연..





2011년쯤 그때.

참 많이 아팠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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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4

개날연..의 일상/오래전 글 모음 | 2017. 3. 8. 00:46 | ...by 개날연

12월 19일.

이곳에서의 공식적인 일을 마감했다. 

일 자체가 무언가를 얻어내는것이 아닌 주는것이니 만큼

내게 남은것은 없다. 

물질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크나큰 마이너스를 가져왔다. 

중간에 또 얻은 병 덕분에 건강도 역시 마이너스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것들을 가져간다. 



뭘 할까? 라는 생각은 과연 고민일까, 계획일까.

아니면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은?  

난 지금 고민을 하고있는 것인지 계획을 짜고있는 것인지..

그러다 문득 제주도에 가보고 싶던 풍광을 떠올렸다. 

2년전에도 그곳에 꼭 가보고 싶어 제주로 날아갔지만

얄궂게도 몸이 허락을 못해 가보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별수없이 혼자 발길을 돌려야 했던곳.  

무의식적으로 다시 제주 표를 끊었다. 

그러나 겨울임을 생각못했다. 그때보다 더욱 힘들듯 하다. 

그래도.. 그곳에 내 숨소리 한번 내주고 오고싶었다.

올 겨울은 눈이 많이오려나 보다.



내 기억의 전주는 푸근한 도시였다. 

사람을 만나러 간건 아니었으니 인심이 그런건 모른다.

오히려 제일 유명하다는 어느 전주비빔밥집에서는 

그닥 좋은대접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그걸로 전주 인심을 뭐라 하기는 그렇다.

하지만 그곳 거리의 분위기는 편안하고 따뜻했던거 같다.

때문에 다시가고 싶은 도시에는 언제나 전주가 있다.



오래전 언젠가 영월에서 평창으로 가는길.

강가를 따라 경치좋은 도로가 계속 이어져 있는 길이다.  

그 중에 오른쪽으로 맑은 냇물을 끼고 왼쪽에는 이쁜 펜션들이 늘어서있는것을 보았다. 

냇가도 얕아 물빛이 이쁘고,  펜션들도 어울리게 이뻐서 참으로 기억이 남은길이었다. 

1년뒤, 그곳이 기억이 나서 차를 몰고 영월으로 갔다. 

분명 그때 지났던 길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몇번을 오가면서 주변의 길을 모두 돌아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의 길은 없었다. 



기억력이 좋은것일까 아니면 잊을수가 없는걸까.





...by 개날연..






2012년 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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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3

개날연..의 일상/오래전 글 모음 | 2017. 3. 8. 00:39 | ...by 개날연




수십년을 같이 했지만 아무리해도 두통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잠들수도 없어 한번 앓고나면 몸무게가 몇 kg는 빠진듯 녹초가 되어버린다.

게다가 지금은 이게 두통인지 증상인지 구분이 안가서

어느약을 먹어야 할지 매번 고민이다.


늘 복용하던 두통약이 떨어져간다.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불가능한 것이라

지난달 미국가는 지인에게 구해달라 부탁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약 없인 불안해져 외출도 잘 못하니

아픈데도 약을 아끼느라 먹지못하고 그냥 앓는 날이 잦아졌다.   


어느새 12월 중순. 

많은 책들을 둘곳이 없어 고민이다. 

기억할 사람은 없겠지만

내가 있었던 흔적을 지우는 중이다.

이곳의 마지막주. 


며칠동안 많은 눈이 내렸다.

눈은 거리를 모두 덮고 얼려버렸지만   

간간히 찍힌 사람의 온기 마저 어쩔수 있는건 아니다. 

 





...by 개날연..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 

대략 5년쯤 된거 같다는 것 빼면..






글 : 개날라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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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1

개날연..의 일상/오래전 글 모음 | 2017. 3. 8. 00:35 | ...by 개날연

밤새 눈이 한가득이다.

밤 10시쯤 부터 서서히 내리기 시작한 것이 

새벽 2시넘어 함박눈으로 변한걸 보고 거의 본능적으로 커피를 탔다. 


내리는 눈과 커피를 마시는것은 언제나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참 오래던 기억을 하나 떠올려버렸다. 

그 속의 나는 웃고있던걸 보면 

어쩌면 행복한 기억인듯 싶다.

눈내리는 밤은 외롭거나 그저 차분할 줄만 알았었는데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짐정리를 시작한다.

이제 이 방에 올 수 있는시간도 한달이 채 안남았다. 

언제나 떠날때면 그런 생각을 했다.

애당초 내가 있을 곳은 아니었다고.

그저 잠시 머물다 필요가 다하면 가야하는거라고.

본래 내 능력도 그정도 뿐이었겠지만

내 의지가 아닌, 주어진 조건과 강제에 의해 그리되어야 하면

그 생각은 나름 위안이 되어주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래도 이곳은 마음에 들었었다.

겨우 알바비도 안될정도로 적은 보수였지만

아픈몸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던거 같다.

무엇보다 이 일을 너무 좋아했다. 

그리고 아마도 

살아서 다시는 이 일을 하지는 못할거다. 

하지만 아쉬움 보다는 내게도 그런날이 있었다고 떠올릴수 있을듯 하다.

그렇게 웃으며 접는다.


어느새, 차들을 괴롭혔던 도로에 눈은 많이 녹아있다.

집에 갈 걱정은 없겠다.






..by 개날연...





한 5년은 된 12월의 겨울 어느날이었던 듯 하다. 

많은 것을 내려놓았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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